장기적인 기대감 약화…'상당한 어닝 미스' 우려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테슬라 운 좋게 숏(매도포지션)으로 26%쯤 먹고 있는데 그냥 정리할까. 실적 다들 안 좋을거라곤 하는데 (테슬라는) 실적보다는 머스크 입에 휘둘리는 거 같아서 방향 보고 나중에 결정할까. 2배이긴 하지만 숏으로 26%이면 그래도 충분히 괜찮을거 같은데….’ (23일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22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로보(무인)택시 공개에 대한 기대감이 꺼지면서 주가는 한 달여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0.40% 내린 217.97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15.26달러(1.64%↓)까지 내렸다가 낙폭을 일부 줄였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일 로보택시 공개 행사 직후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다음 날 8.8% 급락했다가 이후 사흘간 소폭 오른 뒤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로보택시 공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 달여간 상승했던 주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양상이다. 이날 종가는 지난 9월 9일(종가 216.27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6963억달러로, 로보택시 공개 직전의 7628억달러에서 665억달러(약 91조7700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이번 주 들어서는 오는 23일 장 마감 후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테슬라의 단기 수익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테슬라의 지난 8차례 분기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한 것이 6차례였으며, 주가의 평균 변동 폭은 ±10%에 달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이번 3분기 실적에 대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는 매출 255억달러, 주당순이익(EPS) 0.6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약 9.2% 증가하고 EPS는 약 9.1% 감소했을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실적이 순익 측면에서 작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테슬라가 발표하는 수치가 이런 예상치마저 밑돌게 되면 투자자들의 실망은 더 커질 수 있다. 또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부족하다고 평가됐던 자율주행기술 계획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얼마나 더 구체적으로 밝힐지도 관심사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단기적인 수익을 견인할 수 있는 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투자회사 프리덤 캐피털마켓의 전략가 제이 우즈는 “현재 테슬라 주식은 미래의 큰일에 대한 기대감보다 실제 수치와 실적에 따라 거래되고 있다”며 이번 실적 발표 이후 약세장에 들어설 경우 주가가 182달러 수준까지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GLJ리서치의 고든 존슨은 테슬라의 공격적인 자금 조달과 배출권 거래 크레딧 감소로 인해 “상당한 어닝 미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테슬라 강세론자로 알려진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내년까지 테슬라 스토리에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이번 분기에 나타난 중국 시장의 힘이 AI(인공지능) 전략이 진화함에 따라 앞으로 테슬라 강세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