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물은 언제까지 타야하는 건가요? 평단가 6만6000원대 맞췄는데 더 내려가네요?”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5.7층(주가 5만7000원대)이 슬슬 보이는게 정말 현실이 맞나 믿기질 않네요.” (온라인 종목토론방)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또 한번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1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6% 하락한 5만82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삼성전자 주가는 5만8100원까지 내려 앉으면서 5만7000원대까지 내려설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6일 장중 5만7900원을 기록한 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주가가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앞서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5만8500원을 찍으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주가는 5거래일 연속 5만원 대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2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며 신기록을 매일 세워가고 있다. 30거래일째인 이날 오전도 외국인 투자자는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엔 실적 악화 등 부정적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매출액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대비 각각 2.35%, 15.51% 밑도는 수치다. 특히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인센티브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10조원 대 아래로 내려왔다. 주력 상품인 범용(레거시) 메모리 반도체는 기업·소비자간 판매(B2C) 수요 둔화로 판가 상승이 둔화되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가운데 AI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 경쟁력 우려도 부담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HBM을 포함한 선단공정 내 경쟁력에 대한 우려 등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하란 의견 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9월 이후 삼성전자 관련 목표주가와 투자 의견을 낸 국내 증권사 23곳 모두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9만1583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낙폭이 과대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향후 반도체 업황의 지속적인 호황과 함께 실적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으로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진했던 낸드(NAND) 수익성도 가격 반등으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구간에 진입했으나 최근 주가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다운사이클을 이미 반영한 수준”이라며 “이익 전망 둔화, 부진한 수요,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을 고려해도 현재 주가에서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25년 2분기 이후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생산 비중이 감소하며 메모리 업황 개선이 예상된다”며 “향후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