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관·펀드매니저 235곳 대상 사모시장 설문조사
LP, 공동투자와 세컨더리 등 사모시장 투자 확대
크레딧 출자 늘리는 LP, 밸류 갭 메우는 GP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전 세계 주요 기관과 펀드매니저 등 투자자들이 올해 대체투자 시장을 작년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용사(GP)와 출자자(LP)는 거래 활성화에 있어 최대 과제로 매도자와 매수인 사이 밸류에이션 간극(갭) 극복을 지목했다.
21일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하 골드만삭스)은 올 6~8월 235곳 투자자를 대상으로 '2024년 사모시장 진단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이 같이 분석했다.
설문조사 참가자들은 거시경제에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모든 자산군에 걸쳐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답했다. LP와 GP는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후 정상화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사모시장의 장기적 성장 궤도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입을 모았다.
댄 머피(Dan Murphy)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솔루션 부문 총괄은 "지난해 설문조사는 '현행 고수' 분위기였다면 올해는 대체자산군 전반에서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사모신용(크레딧), 인프라, 세컨더리, 코인베스트먼트(공동투자) 등 사모시장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LP의 경우 작년 대비 출자를 증액한 영역으로 크레딧, 인프라 등이 꼽힌다. 영역별 출자 비중은 크레딧(34%), 사모펀드(18%), 부동산(10%), 인프라(10%)로 조사됐다. 전체 LP 중 39%는 자금집행을 확대하고 있으며 축소한다고 답변한 비중도 21%였다. 적정 출자 수준을 감안하면 LP의 투자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GP와 LP의 최대 화두로 밸류에이션 갭을 빼놓을 수 없다. GP의 33%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지만 높은 밸류에이션 탓에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GP는 LP의 투자금 회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포트폴리오 기업의 매출 성장 등으로 밸류에이션 간극을 메운다고 답변했다. 추가적인 M&A로 가치창출을 도모한다고 답변한 GP도 45%였다.
유동성 확보 역시 주요 과제로 나타났다. GP는 포트폴리오 정리가 지연되면서 유동성 마련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LP는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세컨더리 시장에도 참여한다고 밝혔다.
GP의 81%가 전략적 자산 매각을 가장 선호하는 투자금 회수 방법으로 꼽았다. 스폰서 매각(70%)이 그 뒤를 이었으나 기업공개(IPO)는 상대적으로 후순위 선택지로 파악된다. 중간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배당 리캡(54%), 컨티뉴에이션 펀드(52%), 우선주(44%) 등도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GP와 LP 공통적으로 지정학적 갈등에도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응답자들은 거시경제 최대 리스크로 경기침체(48%)를 꼽은 것과 차이를 보인다. 올해는 지정학적 갈등(61%), 높은 밸류에이션(40%), 경기침체(35%) 순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LP는 높은 밸류에이션, 경기침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하방 리스크를 GP는 금리와 규제를 각각 우려 사항으로 답했다.
제프 파인(Jeff Fine) 골드만삭스 대체투자사업부 얼터너티브 캐피탈 포메이션 글로벌 공동 총괄은 "지난 2년간 악재에 시달렸던 부동산에도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작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때문에 거시경제 리스크가 LP의 최대 관심사였는데 올해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거래물량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