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 TSMC 주가 불기둥, 오늘 ‘20만닉스’ 복귀하나…‘5만전자’ 탈출은?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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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움직인 투심 덕분에 급등세를 보였다. 17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10% 가까이 오르면서다.

TSMC와 함께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의 핵심 ‘밸류체인(공급망)’을 함께 구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주가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 증시 주요 반도체주(株)의 상승세가 ‘5만전자(삼성전자 주가 5만원 대)’에 허덕이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온기를 불어 넣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TSMC 9.79%↑…시총 1조弗 돌파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TSMC 주가는 전날보다 9.79% 오른 205.84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약 8% 오른 203.35달러에 출발해 13.40% 오른 212.6달러까지 고공행진했다가 상승 폭을 일부 줄였다.

시가총액도 장중 약 1조1001억달러를 기록하며, 1조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종가 기준으로는 약 1조671억달러를 기록했다.

TSMC 주가 급등은 이날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TSMC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252억6000만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예상치로 제시한 3000억대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매출은 7596억9000만대만달러(약 32조3000억원)로 39%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넘었다.

TSMC는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최신 칩을 비롯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칩 등을 위탁 생산하면서 AI 열풍의 수혜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AI 칩이 침체한 모바일 산업을 상쇄하고 있다”며 “TSMC 2나노·3나노에 대한 엔비디아와 AMD, 애플, 퀄컴의 수요가 강력하다”고 짚었다.

TSMC 주가 급등세는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주요 종목들의 상승세도 주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 때 전고점(6월 20일 장중 140.76달러)을 뛰어넘은 140.8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상승 폭을 줄여 종가는 전날보다 0.89% 오른 136.93달러로 마감됐다. 이날 브로드컴(+2.66%), ASML(+2.50%), AMD(+0.08%), 마이크론(+2.57%), ARM(+1.38%) 등의 주가가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0.95% 오른 5204.81에 장을 마쳤다.

‘HBM 세계 1등’ SK하이닉스, 3Q 어닝 시즌은?

TSMC의 호실적과 주가 급등세가 호재로 작용할 대표적인 국내 종목으로는 SK하이닉스가 꼽힌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87% 오른 19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들어 전날 장 종료 시점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485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종목별 순매수액 1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이 강력한 이유는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HBM3E 8단, 12단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 중이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AI 수요 쇼크가 발생하기 전까진 재고 소진을 위한 고객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HBM3E 판매 가격이 20% 이상 오를 것이란 낙관적 관측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두고는 증권사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27% 늘어난 7조원으로 추정하면서 시장 예상치(6조7000억원)를 웃도는 수치를 내놓았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9% 증가한 6조원”이라며 “주요 고객사향(向) 8단 HBM3E와 서버용 D램 공급 비중 확대로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3분기 실적을 예상하며 최근 한 달 사이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도 다수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실적이 시장의 컨센서스를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각각 기존 28만원에서 23만원, 31만원에서 29만원으로 끌어내렸다. 하나증권의 목표가도 28만원에서 22만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 지금 ‘저가매수’ 타이밍?

레거시(범용) 반도체 시장의 둔화 우려 속에 HBM 경쟁에서도 한발 뒤처진 것으로 평가 받는 삼성전자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를 ‘5만전자’ 수준까지 끌어내린 가장 큰 힘 중에 하나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역대 최장 순매도 공세가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3일부터 전날까지 2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11조4069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0.34% 오른 5만9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종가 기준 ‘5만전자’에서 탈출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매수 시점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주가가 이미 빠질 만큼 빠진 만큼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있는가 하면 단기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으로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부진했던 낸드(NAND) 수익성도 가격 반등으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구간에 진입했으나 최근 주가는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바닥권 주가에도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다”며 “낙폭과대 주가, 밸류에이션과 최고위층 반성문을 근거로 저가매수 당위성과 시급성을 주장하는 시장 일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이는 상당 기간 시간 싸움이 가능하고 삼성전자 보유에 따른 추가 기회비용이 제한되는 초장기, 극소수 개인 투자자 일방에 국한된 단편적 전술대응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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