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대신 추적 안되는 뇌물 각광 미술품·골동품 노출안돼 인기

중국 새 정부가 강력한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 골동품과 미술품 등이 새로운 뇌물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정해진 가격이 없기 때문에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돼도 법망을 피해가기 쉽고, 공직자 재산공개에서도 목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민원을 부탁하며 현금을 건넬 경우 거절당할 수 있지만, 도자기 같은 미술품은 뇌물로 보이지 않아 주고받기 편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궈징지저우칸(中國經濟週刊)은 지난 26일 ‘우아한 뇌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자기로 유명한 장시(江西) 징더전(景德鎭)의 한 장인이 만든 도자기가 시장에서 500만위안(약 9억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감정가가 5000위안(약 90만원)으로 나와 뇌물수수 조사가 흐지부지됐다고 전했다.

징더전 도자기는 중국 내 미술품시장 활황에다 관가 선물용으로 인기를 모으며 다시 옛 활기를 찾고 있다. 1990년대 경영 악화로 수만명의 장인이 실업자로 전락하며 쇠퇴의 길을 걸었으나, 2008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중궈징지저우칸은 중국의 명품시장이 관료사회의 선물 관행 때문에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고급 도자기 시장도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징더전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징더전 시 예술도자기의 연간생산액은 50억9000만위안, 2011년에는 63억7500만위안에 달했다.

관료사회의 뇌물은 도자기뿐만 아니라 골동품, 옥제품, 고가구 등으로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 덕분인지 중국의 예술품시장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3%에서 2011년 30%로 증가해 수년 동안 1위를 차지했던 미국을 넘어섰다. 예술품과 골동품 경매시장은 2010년 무려 177%나 급성장한 데 이어 2011년에도 64% 성장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