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단독주택 평균가격 2억2800만원 2005년 4분기 이후 전년비 최대상승

濠 시드니도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中 올들어 비수기 불구 오름세 지속

서울 주택 비용은 세계 15위권 수준

한국의 주거 비용. 물론 지역별ㆍ계층별로 제각각이지만, 서울에서 굳이 살아야 한다면 살인적인 주택비용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최근 집값 정체가 지속되면서 전세가 세입자 주거비 부담이 더 큰 월세로 대거 전환되고 있어 서울시민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주거자 중 전세 세입자는 주거비로 임대차 기간인 2년간 1549만원, 월세 세입자는 그보다 972만원 많은 2521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세입자가 전세 세입자보다 2년 동안 약 1000만원 가까운 돈을 더 주거비로 쓰는 셈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주택 비용을 해외와 비교하면 어느 수준일까.

[위크엔드] 서울 주택마련비용 비싸다지만…뉴욕의 61% · 시드니의 85% 수준

▶세계에서 제일 비싼 도시들은=글로벌 물가조사 사이트인 엑스패티스탄닷컴(www.expatistan.com)이 산정한 세계 물가지수에 따르면 세계 최고로 물가가 비싼 나라는 노르웨이 오슬로다. 2위는 스위스 취리히, 3위 역시 스위스의 제네바가 차지했다. 4위는 런던, 5위 뉴욕, 6위 싱가포르, 7위 홍콩, 8위 도쿄, 9위 파리, 10위 시드니 순이다.

이 순위에 한국 도시는 빠져 있지만 사이트의 도시 간 물가비교 기능을 통해 대략적인 순위를 추정해볼 수는 있다.

사이트에서 서울과 뉴욕(세계 5위)을 비교해보면 서울의 주택 마련 비용은 뉴욕보다 평균 39%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비싼’ 지역 85㎡ 아파트 월 임대료는 250만원(약 2200달러)인 반면 뉴욕 ‘비싼’ 지역 같은 규모 아파트 월 임대료는 400만원(약 3600달러)이었다.

시드니(세계 10위)와 비교해도 서울 주택 마련 비용은 평균 15%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드니 비싼 지역 같은 규모 아파트 월 임대료는 2628호주달러(약 265만원)로 서울이 약 6% 낮았다.

호주 퍼스(세계 15위)와 서울의 주택 비용 차는 평균 0%로 나왔다. 비슷하다는 얘기다. 퍼스 비싼 지역 85㎡ 아파트 월 임대료는 2160호주달러(약 218만원). 서울보다 오히려 13%가량 낮았다.

이 계산상으로는 서울 주택 비용은 세계 15위권 수준이다.

▶홍콩 방 2개짜리 아파트 월 임대료는 800만원=미국 컨설팅기업 머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물가가 가장 높은 도시는 아프리카 앙골라의 수도 루안다로 조사됐다. 2위는 러시아 모스크바, 3위는 일본 도쿄, 4위는 아프리카 차드공화국 수도 은자메나였다. 5위는 싱가포르였고 홍콩(6위), 스위스 제네바(7위), 스위스 취리히(8위) 순이었다. 스위스 베른과 호주 시드니는 공동 9위에 올랐다.

머서는 매년 주거비, 교통비, 식품비, 의복비 등 200개 항목 가격을 미국 뉴욕시 기준으로 종합 비교한 물가 관련 통계자료를 발표한다.

이 자료에 따른 물가 상위 10개 도시 중 방 2개짜리 아파트 월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시는 홍콩(7091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루안다(6500달러), 3위는 모스크바(4600달러), 4위는 도쿄(4513달러), 5위는 제네바(4349달러)였다. 물가 비싼 10개 도시 중 공동 9위에 오른 시드니는 주택 비용(2551달러) 측면에서 10위였다.

방 3개짜리 아파트 월 임대료의 경우는 루안다가 1만5000달러로 가장 높았다. 2위는 1만3538달러인 홍콩, 3위는 8000달러인 모스크바였다. 7266달러인 싱가포르는 4위, 7199달러인 도쿄는 5위에 올랐다.

이 순위에서 서울은 최근 수년간 10~20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서울은 2010년 14위, 2011년 19위, 2012년 22위로 순위가 갈수록 내려가는 모양새다.

주거비용 역시 10위권에는 훨씬 못 미친다. 서울 월세 세입자의 2년치 부담액인 2521만원을 월별 부담액으로 환산하면 105만원(약 930달러). 그러나 머서 순위는 해외 출장 기업인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여서 서민 주거비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국 집값은=그렇다면 미국ㆍ중국ㆍ유럽 등 주요국의 집값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8월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 전국 단독주택 중간가격은 20만3500달러(약 2억2800만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상승한 것으로, 이는 2005년 4분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상승폭이다.

미국 부동산 호황기였던 2005년은 20만~30만달러 주택 보유자가 주택 매입 수년 만에 집값이 10만~20만달러 급등해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시기다. 그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집값 폭락을 경험한 후 최근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부유층이 사는 저택은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을 호가한다.

호주 시드니는 연일 집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7월 말 호주 언론에 따르면 2분기 시드니 평균 주택가격은 69만호주달러(약 7억1000만원)로 전분기보다 2.7% 올랐다. 지난해 동기보다는 6.7%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인 2010년 4분기(67만1500호주달러)보다 높은 가격이다.

중국 집값은 올 들어 전통적 비수기인 여름에도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8월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신규 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18.3% 올랐다. 베이징의 아파트는 ㎡당 값이 4만~5만위안(약 730만~900만원)인 곳이 늘고 있다. 85㎡ 아파트 가격이 최소 6억원을 넘는다는 얘기다.

이 밖에 유럽에서는 경제 상태가 양호한 독일ㆍ영국 등은 집값이 오르는 반면,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스페인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 등의 집값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