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폐지 대학가요제 부활 주도 역대 수상자들 내달 ‘포에버’ 공연
“대학생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때 청년 문화는 무너집니다.”
제12회 대학가요제 대상 출신인 가수 신해철의 어조는 단호했다. 지난 6월 MBC는 1977년 이후 36년간 명맥을 이어온 대학가요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역대 대학가요제 수상자들이 행사의 부활에 발 벗고 나섰다. 그 시작으로 역대 수상자들 30여 팀이 모여 다음달 24~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Forever)’ 공연을 펼친다.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 기자회견에서 샌드페블즈의 여병섭(1회), 노사연(2회), 썰물의 김성근(2회), 김학래(3회), 참새와허수아비의 조정희(6회), 이정석(10회), 유열(10회), 작품하나의 김정아(11회), 블루드래곤의 이규석(11회), 무한궤도의 신해철(12회), 익스의 이상미(29회)가 참석해 이번 공연에 대해 설명했다.
유열은 “지난 6월 대학가요제 폐지 소식을 듣고 수상자들이 모여 ‘대학가요제 동창회(이하 대가회)’란 모임을 만들어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번 공연은 대학가요제를 한 때의 추억으로 머물게 하지 않고 미래의 건강한 청년문화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첫 걸음”이라고 공연의 의의를 밝혔다.
대학생들이 창작곡으로 경연을 벌이는 대학가요제는 ‘나 어떡해’ ‘연극이 끝난 후’ ‘그대에게’ 등 지금도 애창되는 수많은 히트곡들을 배출한 대학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획사 중심으로 가수들이 배출되고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등장함에 따라 대학가요제는 폐지 전까지 존재의 이유를 끊임없이 의심을 받았다.
신해철은 “젊은이들이 비정상적으로 한 곳에 몰려 있는 대학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인데, 대학 문화가 지금처럼 철저하게 파괴된 적은 없었다”며 “대학가요제는 대학생들에게 가수가 될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장이다. 대학생들이 노래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참가자 전원 무료로 공연에 출연하며 수익금은 전액 청년 문화 부활을 위해 쓰일 계획이다. 이들은 “연락이 닿지 않는 수상자들을 찾고 있다”며 “대가회 인터넷 카페(cafe.naver.com/2013forever)나 사무국(02-585-4546)을 통해 연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