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의원님을 띄워라!”

국정감사 시즌이 되면서 국회 보좌관들의 ‘의원님 띄우기’ 홍보 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한다.

국감철이 되면 각 의원실에 비치된 복사기가 쉴 새 없이 작동된다. 복사기가 작동되는 시간과 복사기 수에 비례해 국회 기자실에는 국감 자료들이 수북이 쌓인다. 일부 보좌관은 국회에 출입하는 기자뿐만 아니라 피감기관에 출입하는 기자까지 챙기느라 분주하고, 또 일부는 ‘보도자료를 보냈습니다’라는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 문자까지 보내는 완벽을 기하느라 바쁘다.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사용할 깔끔한 프레젠테이션(PT), 패널, 영상을 제작하는 건 보좌관들이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 능력이다.

보좌관들 사이에서 ‘이벤트’란 국정감사장에서 이슈를 띄우기 위해 준비한 여러 가지의 ‘노력’을 통칭하는 용어다. 의원실 자체 내에서 직접 실시한 ‘설문조사’도, 논란이 되고 있는 제품을 직접 가져와 보여주는 것도 모두 ‘이벤트’로 통한다.

16년 경력의 한 보좌관은 “지난해 보도자료를 내는 것과 별개로 국정감사장에서 이슈를 띄우기 위해 지역구에 내려가 인터뷰 영상을 직접 제작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좌관에 따르면, 당시 국감장에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해당 인터뷰 영상을 재생하자 증인석에 섰던 장관이 크게 당황했다고 한다. 동영상이 끝나고 타이밍에 맞춰 한 야당 의원이 “현장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다, 이에 대한 답을 해달라”고 다그쳤다고 한다.

보좌관들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빛을 본 국감 이슈는 극소수다. 8년 경력의 한 보좌관은 “현행 국감 제도를 연중 국감 체제로 바꾸지 않는다면 빅 이슈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어쩔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