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CEO 잇단 접촉 안정 노력 일각선 “블루칩 등 투자 기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미국과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러나 셧다운이 장기화되거나, 10월 17일까지 채무한도 상향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위기 진화’ 노력에 시장 화답=셧다운 쇼크에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 핵심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는 등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주 월가의 19개 대형 은행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잇따라 접촉할 것이라고 전했다. 셧다운으로 인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한편 안정적 반응을 보여달라고 주문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셧다운이 단기에 그칠 경우 충격이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7번의 셧다운의 대부분이 3일 이상을 넘지 못해 실질적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는 경험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 소재 구겐하임 시큐리티스의 미 국채 거래 책임자 제이슨 로건은 블룸버그에 “연방 정부가 셧다운돼도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쪽으로 채권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에 이미 (셧타운 우려가)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사 데스티네이션웰스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요시카미 CEO는 이날 CNBC 방송에서 “셧다운이 기회다. 셧다운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때 블루칩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이트크레인그룹의 클리포드 베넷 이사도 “1~2일 동안의 셧다운으로 시장이 출렁이는 순간이야말로 그동안 장세 때문에 주식투자를 주저했던 이들에겐 매수 기회”라고 전했다.
▶17일 디폴트, “더 큰 충격”=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연방정부의 재정이 바닥나는 17일까지 채무한도 상향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채무 한도에 도달하면 미국 재무부는 국채 발행이 어려운 것은 물론 국채 이자 지급도 불가능해져 디폴트(채무 불이행)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수도 있다.
자산운용사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수석 투자전략가는 “셧다운이 3∼4일간 이어져도 경제가 평소대로 유지될 수 있지만 이보다 길어지면 경제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복구에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도 “오는 17일 이전에 채무 한도 상향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파는 셧다운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