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명 공무원들 무급휴가 쓰레기 처리 중단·도서관 문닫아

지난 1996년 클린턴 정부이후 17년만에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이 현실화되면서 미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인근인 버지니아주 비엔나시의 차량국(DMV) 사무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정치권의 예산안 논쟁이 끝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날부터 연방정부 기관의 주요 사무실들이 업무를 중단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미리 운전면허증 갱신이나 차량등록 등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였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단순히 정부 기관의 불이 꺼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반 미국인들도 이 기간 교통, 쓰레기처리, 여행 등 큰 불편을 겪게된다.

우선 70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무급휴가에 들어가야 한다. 지난 1996년 정부폐쇄 당시 80만명의 공무원들이 무급휴가로 인해 입은 경제적 손실은 14억달러(약1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공무원들은 이 기간 자신의 메일 계정 접근도 금지된다. 만약 업무용 이메일을 열어 볼 경우 벌금을 물거나 구금에 처할 수도 있다. 면허시험 등을 관장하는 차량관리부(DMV), 공공도서관 등도 문을 닫는다. 대중교통기관은 최소한의 직원만 일한다. 쓰레기 처리 업무도 중지된다. 국세청(IRS)의 경우 감사와 납세자 서비스를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고,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대출 업무도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산재한 스미스소니언 국립박물관 등이나 미국 전역의 국립공원 등 유명 관광지들도 폐쇄될 수 있다. 일부 공항이나 항만의 통관 업무는 일단 중단될 공산이 있고, 미국 입국에 필요한 비자 업무 담당 공무원들도 일시적이지만 일손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 워싱턴은 셧다운으로 하루평균 2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핵심 서비스’로 분류되는 군이나 경찰, 소방, 우편, 항공, 전기, 수도 등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들은 셧다운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급으로 근무하게 된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