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매일 김치를 먹는 한국인의 비율 79% 김치 對日 수출 비중 69g 한국인 1인당 하루 배추김치 소비량
김치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금 김치의 세계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류무형유산이 될 김치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즐기는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하지만 김치의 세계화 성적은 초라하다. 그렇다면 전 세계인들이 김치를 즐길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유네스코가 김치를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해온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는 데 주목한 만큼 김치에 담긴 공동체의 의미를 되살리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세계화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김치의 유네스코 등재는 김치의 상품화 및 국제적 인지도 향상에 영향을 주겠지만, 그보다 김치가 가지는 우리 전래의 공동체 문화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1년 문화재청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처럼 한국인의 95%가 매일 김치를 먹고 80%가 직접 김장을 하거나 친인척의 김장 행사에 참여하는 만큼 한국 문화와 김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공동체 문화’가 투영된 김치의 문화적 측면을 부각하면 세계시장에서 김치가 보다 관심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됐다. 일본에 집중된 우리의 김치 수출을 중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지역과 동남아, 미주 지역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종철 순천대 김치연구소장은 “올 들어 8월까지 김치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지만, 수입은 12%나 증가했다”며 “전체 수출량의 79%가 집중된 일본에서 치열한 국내시장 경쟁과 엔저 현상 등으로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수출이 몰렸던 일본 시장이 침체하니 김치 수출도 덩달아 줄었다는 것이다. 수출국 다변화가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에 최대 김치 소비국인 중국은 수출 규정이 강화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치를 중국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와 같이 100g당 대장균군 수를 30마리 이하로 제한한 것. 김치 수출을 힘들게 하려는 중국 정부의 꼼수라는 평가다. 중국 수출을 확대하려면 중국의 파오차이 규정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김치 종주국답게 국내 소비 증가도 함께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들의 1인당 하루 배추김치 소비량은 1998년에는 84g이었다. 하지만 2009년 80g, 2011년 69g 등 점차 감소하고 있다. 김치제품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반가공제품 및 다양한 양념소 개발로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김치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높아진다면 더 높은 수준의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