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목동·광장동 신고가 경신
목동서는 전·월세 거래량·가격↑
“지금이 학군지 이동 성수기”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둔화된 가운데 겨울방학을 앞둔 가을 이사철 특수를 맞아 주요 학군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대치동 내에서도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최근 다양한 평수가 최고액에 거래 되고 있다. 이번달 14일 해당 단지 전용 94㎡는 42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에는 41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12월 40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약 3년만에 40억원대를 돌파했다. 이 아파트 전용 84㎡도 지난달 35억1000만원으로, 직전 거래인 31억8000만원보다 3억3000만원 오른 역대 최고액에 거래됐다.
서울시 양천구 법정동도 ‘목동 13단지’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져 오름세다. 이번달 10일 ‘목동신시가지 5단지’ 아파트는 전용 95㎡는 24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세달 전 거래액보다 1억2000만원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단지 전용 115㎡도 지난 달보다 9000만원 오른 27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액을 갈아치웠다.
목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에 대한 투자수요와 학군지 이동 수요가 겹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특히 여름에 비해 9월과 10월들어 전세 문의나 거래도 활발하다. 이번달이 절반 지났는데 거래 완료된 전·월세 매물만 5개고, 금액도 전용 65㎡ 기준으로 1억원 가까이 올랐는데도 수요가 넘쳐 앞으로 거래될 매물도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틀대치동’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광남중·대원외고 등 명문학교가 밀집해 있고 교육환경이 우수한 지역인 서울 광진구 광장동도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59㎡는 1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6월까지는 15억원대에 형성되던 시세에 비해 1억원 이상 올랐다. 같은 면적 다른 동호수 매물이 8월에는 17억원에 거래 되기도 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최근 광장동 아파트값이 2021년 ‘집값 폭등기’ 시절 기록한 최고가인 18억원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광장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치동 실거주는 부담스럽고 학군지를 선호하는 학부모들 문의가 많다”며 “지금이 국제중·외고 입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이 본격적으로 이동하는 때로, 새학기 시작하는 3월까지 성수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집값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폭은 둔화한 반면 학군지는 상승폭이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9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평균 0.54% 상승하는데 그쳐 8월(0.83%)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학군지가 위치한 서울 자치구들의 매매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강남구는 106.95로 전월 대비 평균 1.3% 올랐고, 양천구(99.47)과 광진구(98.72)도 전월 대비 1% 이상 올랐다.
전문가는 수능을 앞둔 교육열과 그로 인한 학군지 이동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라 대출 규제 등으로 상승폭이 주춤한 전반적인 흐름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수능을 한 달 안쪽으로 앞두고 겨울 방학 시작 전에 학군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수능이 끝나고 나서도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우가 있었고 서울 전체적인 거래 둔화나 관망 흐름에도 급상승 단지가 존재하는 것처럼 학군지도 상승폭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