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선고 전날 2000만원 공탁
피해자 공탁금 수령 의사 없어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연인 사이였던 여성을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디빌더 방송인 황철순(40) 씨가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3000만원을 공탁했다. 황씨는 지난 1심에서도 선고 하루 전날 2000만원을 공탁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2-1부(부장 곽정한·강희석·조은아)는 16일 폭행치상,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당초 이날 선고가 예정돼있었으나 전날인 15일 황씨가 3000만원의 공탁금을 내자 이에 대해 재판부가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수령 의사가 전혀 없다고 한다. 추가로 3000만원을 공탁한 것을 두고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좀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선고를 연기했다. 황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13일 진행될 예정이다.
형사공탁이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피해자 위로 등을 명목으로 법원에 일정 금원을 맡기는 제도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피고인들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아도 양형에 참작되는 경우가 있어 형을 낮게 받기 위한 꼼수로도 지적된다.
1심에서 법정구속된 황씨는 이날 수염을 길게 기르고 검은 상·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황씨는 “(피해자가) 1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 공탁금은) 찾아가지 않았다”고 했다.
황씨는 지난해 10월 건물 야외 주차장에서 피해자 A씨를 20차례 이상 때리고, 발로 얼굴을 수차례 걷어찬 혐의로 기소됐다. A 씨의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져 파손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심이 상당하다”며 “범행을 부인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고 도주우려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