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아파트값과 ‘키 맞추기’ 현상
강남·서초·여의도 등 핵심지에서 신고가
“아파트와 비교해 여전히 경쟁력 떨어져”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그동안 집값 상승에서 소외됐던 서울 주요 지역 주상복합 단지들이 잇달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주상복합은 아파트에 비해 용적률이 높아 시간이 지나도 재건축이 어렵다는 한계가 명확했다. 그러나 워낙 덜 오른 데다 신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주상복합도 뒤늦게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전용면적 205㎡가 지난달 44억7000만원(30층)에 손바뀜하며 최고가에 거래됐다. 올해 7월 기록한 직전 거래(41억원·24층)보다 3억7000만원 상승했다. 이 단지에서는 지난 6월과 8월 전용면적와 149㎡가 207㎡가 각각 역대 최고가인 30억7000만원(34층), 60억원(2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1세대 주상복합 대장주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타워팰리스1차’ 전용 244㎡ 매물은 지난 9월 79억원(45층)에 거래됐다. 같은 타입 기준 최고가인 것은 물론 올해 1월 거래된 매물(73억3000만원·54층) 대비 5억7000만원 뛰었다. ‘타워팰리스2차’ 전용 164㎡는 지난 7월 45억5000만원(10층)에 계약서를 쓰며 직전 거래가(44억원·14층)와 비교해 한 달 새 1억5000만원이 올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도 최근 주상복합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여의도동 ‘금호리첸시아’ 전용 195㎡는 지난 8월 40억원(40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주택형은 2019년 5월 23억원(40층)에 거래된 뒤 5년간 거래가 없다가 한번에 17억원 뛰었다.
2005년 입주한 여의도동 ‘롯데캐슬엠파이어’ 전용면적 156㎡는 지난달 25억5000만원(27층)에 손바뀜해 직전 거래가였떤 23억원(23층) 대비 2억5000만원 올랐다. 같은 단지 전용 120㎡도 지난달 21억7500만원(18층)에 계약을 체결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8월 19억3000만원(22층)에 팔렸던 직전 거래와 비교해 불과 한달 새 2억4500만원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아파트와 주상복합 매매가 차이가 좁혀지는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주상복합은 용적률이 높고 대지지분이 적어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관리비까지 높은데다 환금성이 떨어져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덜 올랐다. 그러나 아파트값이 상승폭이 가파르다보니 강남·여의도 등 입지가 좋은 핵심지 주상복합도 시차를 두고 오르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상복합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이유는 최근 신축 신고가가 워낙 많이 오르다보니 서울 핵심지 주상복합 위주로 ‘키 맞추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상복합은 가구 수가 적고 전용면적 비율이 낮아 관리비가 비싸다보니 아파트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아파트보다 편의시설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축 아파트의 커뮤니티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