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활동 자제 등 재차 강조

한동훈, ‘명태균-金여사’ 카톡 공개에 “제가 말씀드린 조치들 신속 실행 필요”
한동훈(가운데 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금정구 대한노인회 부산 금정구지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에게 자당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명태균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보시기에 안 좋은 일이 반복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유세 현장에서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카톡을 봤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보도가 있는 걸 봤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져가고 있는 것”이라며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에 대한 발언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김 여사의 활동 자제를 촉구하고,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른바 ‘김여사 라인’이 존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명씨가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카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상황에서 최근 자신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 여사에게 필요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 한 대표는 “제가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명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김건희/여사님(윤석열대통령)’으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에 따르면 김 여사로 추정되는 상대방은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 등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해당 대화에 등장한 ‘오빠’는 김 여사의 남편인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를 뜻한다고 밝혔다.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진 명씨는 이른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당 유력 정치인들과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파장을 불러왔는데 명씨 본인이 연일 자신의 SNS 또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폭로를 이어 가면서 여권 내부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은 연일 명씨와 관련해 촉발된 의혹들을 부각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여당을 몰아붙이고 있다.

한 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 명씨, 김 여사 이야기를 한 대표가 꺼내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기자들 질문에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잘못된 걸 바로잡는 게 정치다. 잘못된 걸 보고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자는 게 좋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원조 친윤(친윤석열)이자 비한(비한동훈)계로 꼽히는 5선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향해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고 한 것에 대해 한 대표는 “처음 들어보지 않나”라고 반문하면서 “권 의원이 즉흥적으로 지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 지원 유세와 관련해 민심을 묻는 질문에는 “민심은 저희에게 더 잘하라고 격려해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저도 만나는 국민들께 당과 정을 쇄신시키고 더 잘하겠다는 약속드리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