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파 이후 도로 토사물 제거 등 정황 식별

합참 “北, 합참 영상 무단 도용 했을 수도”
합동참모본부는 17일 북한이 경의·동해선 폭파 사실을 노동신문에 보도하면서 합참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합참이 우리 군 감시장비로 촬영한 영상을 캡쳐한 사진인데 아래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사진과 촬영 각도 등이 매우 유사하다. [합참 제공]
합참 “北, 합참 영상 무단 도용 했을 수도”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7일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철도 폭파 소식을 전하면서 공개한 사진.[연합]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합동참모본부는 17일 북한이 경의·동해선 폭파 사실을 노동신문에 보도하면서 합참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북한 공개 보도를 현재 분석 중”이라며 “합참이 공개한 영상을 북한이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분석 중이어서 가능성이라고 말했다”면서도 “만약 그쪽 지역에서 사진을 못 찍었거나 잘못 나왔거나 하면 북한 주민에게 알려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무단으로 도용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의·동해선 폭파 이후 북한군 동향에 대해 합참은 “폭파 이후 불모지 도로 건설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며 “폭파한 지역의 도로 토사물들을 제거하는 작업 등 추가 작업하는 정황들이 식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에 동해선 육로를 폭파했다고 보도하면서 합참이 촬영한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개제했다.

북한이 공개한 3장의 사진 중 동해선 폭파 사진을 보면, 당시 합참이 우리 군 감시장비로 촬영한 영상과 거의 동일하다.

합참 영상에서는 북한 사진상 우측에 나타난 파란 표지판과 흰색 가로등, 연기가 퍼지는 모양, 하단의 우거진 수풀이 같은 모습으로 잡힌 장면을 찾을 수 있다.

북한 사진의 색깔이 조금 더 흐릿한 편이고 연기 모양이 조금 다르기는 하나 이는 보정 작업 과정에서 나타난 차이일 수 있다.

한 사진 전문가는 “연기 등이 미세하게 달라 보이지만, 보정에 따른 경계선 차이로 보인다”며 “동일한 사진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군과 동일 위치에서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동일 각도에서 촬영했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폭파 감행 이튿날인 16일에는 폭파와 관련해 아무런 소식을 내놓지 않았다.

현장 사진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까닭에 이를 수습하느라 하루를 보낸 뒤 부랴부랴 남측 동영상을 가져다 쓴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