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3빌딩 ‘퐁피두 서울’, 밤낮으로 ‘빛의 예술’ 물결친다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퐁피두센터 서울 로비 조감도. [빌모트&어소시에이츠]

[헤럴드경제=이정아·박로명 기자] 서울 여의도 63빌딩(현 63스퀘어)에 들어서는 ‘퐁피두센터 서울’의 윤곽이 최초 공개됐다. 8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에 연사로 참석한 세계적인 건축거장 장 미셸 빌모트(Jean Michel Wilmotte)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만나 “퐁피두센터 서울은 물결 모양의 새하얀 간유리(불투명유리)로 된 건축물”로 “특수한 파사드 기술을 활용해 밤낮으로 빛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한 퐁피두센터 서울은 63빌딩 지하부터 지상 4층까지 저층부 1000여 평에 조성되는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분관이다. 설계를 맡은 빌모트는 프랑스 건축의 상징적 인물로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 디자이너로 명성을 자랑한다.

[단독] 63빌딩 ‘퐁피두 서울’, 밤낮으로 ‘빛의 예술’ 물결친다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퐁피두센터 서울 지하 입구 조감도. [빌모트&어소시에이츠]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퐁피두센터 서울은 파리 퐁피두센터와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서로 다른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1977년 개관한 파리 퐁피두센터가 철골 구조물을 외부에 그대로 노출한 하이테크 건축이라면 퐁피두센터 서울은 산업적 미감과 대조되는 유기적인 곡선 형태의 지속 가능한 건축을 지향한다.

빌모트는 “63빌딩의 금빛 유리창과 대조되는 정반대의 느낌으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퐁피두센터 서울의 디자인 콘셉트로 하늘로 치솟은 물결 모양의 새하얀 유리창을 앞세운 이유다. 그는 “이 유리창이 낮에는 주변 풍경을 반사하고, 밤에는 마치 빛나는 상자처럼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며 “이는 퐁피두센터 서울의 고유한 DNA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적 투명성을 강조한 파리 퐁피두센터와 달리, 퐁피두센터 서울은 자연과 인공 빛을 최대한 활용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독] 63빌딩 ‘퐁피두 서울’, 밤낮으로 ‘빛의 예술’ 물결친다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퐁피두센터 서울 전시실 조감도. [빌모트&어소시에이츠]
[단독] 63빌딩 ‘퐁피두 서울’, 밤낮으로 ‘빛의 예술’ 물결친다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퐁피두센터 서울 전시실 조감도. [빌모트&어소시에이츠]

실제로 조감도를 보면 지하 1층에는 로비와 대형서점이 들어서고, 그 위층에는 상설전시관·기획전시관·대형강당과 함께 조각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가 배치된다. 특히 최소 4.5m에서 최대 9m 높이의 공간으로 구성되는 기획전시관은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63빌딩 주차장은 조각정원으로 탈바꿈한다. 조각정원을 통해 내부로 입장하면 가장 먼저 정중앙에 앵포르멜을 선두한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이 제작한 조각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 위로 모든 조명이 쏟아지는 구조다.

빌모트는 “기존에 있었던 쇼핑몰, 여러 사무실과 통행공간, 정원을 활용할 것”이라며 “특히 조각정원은 퐁피두센터 서울과 한화를 이어줄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고 했다.

[단독] 63빌딩 ‘퐁피두 서울’, 밤낮으로 ‘빛의 예술’ 물결친다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퐁피두센터 서울 카페 조감도. [빌모트&어소시에이츠]
[단독] 63빌딩 ‘퐁피두 서울’, 밤낮으로 ‘빛의 예술’ 물결친다 [헤럴드디자인포럼 2024]
퐁피두센터 서울 카페 조감도. [빌모트&어소시에이츠]

빌모트는 퐁피두센터 서울이 63빌딩에 생명을 불어넣는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퐁피두센터 서울은 여의도 뿐만 아니라 서울, 한국, 아시아,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확장되는 문화 활동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퐁피두센터 서울을 중심으로 인근 상권도 발전하고, 갤러리 등 예술 분야 공간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빌모트는 루브르박물관, 대영박물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 리모델링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유리와 철강으로 지어진 건물에 자연 빛을 반사시키는 건축적 미감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빌모트는 “내게 영감을 주는 가장 강력한 요소가 빛”이라고 강조했다.

빌모트는 퐁피두센터 서울 설계를 맡게된 개인적 소회에 대해선 “퐁피두센터 서울 프로젝트는 앞서 25년간 지속해온 한국 교류의 연장선”이라며 “한국에 대한 열정을 구체화시켜주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한편 퐁피두센터 서울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하면서 63빌딩에서 국내 최초의 아쿠아리움으로 39년간 운영된 아쿠아플라넷63이 지난 6월 30일 폐관했다. 이와 관련 한화문화재단은 “아직 퐁피두센터 서울 내부 디자인은 최종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