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1조원대 정산금 미지급 사태 공범으로 지목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결국 구속기로에 섰다. 류 대표는 올해 초 상품권 정산 지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류화현 위메프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검찰은 티몬·위메프 대표와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화현 대표는 이날 10시 20분께 눈물을 흘리며 법원에 도착했다. 류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품권 정산 지연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부터 “상품권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는데도 계속해서 늘어나서 ‘상품권의 늪이다, 빚의 늪이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상품권 판매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싶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검찰은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의 상품권 판매대금으로 미국 이커머스업체 위시를 인수하려는 전략을 세웠다고 보고 있다. 티몬·위메프가 역마진을 감수하고 상품권을 판매해 현금을 마련하면 이를 인수 자금으로 사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티몬·위메프는 위시 인수 직전까지 상품권을 판매해 총 500억원의 인수대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또 구 대표가 정산금 미지급 사태를 예견하고도 무리하게 티몬·위메프 영업을 지시하고, 물류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에 티몬·위메프 상품 배송을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티몬과 위메프가 입은 손실액은 각각 603억, 89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류화현 대표는 큐익스프레스 일감 몰아주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큐익스프레스가 잘 되게 하기 위해 물건을 더 팔아주고 목표 도달하게 노력한 것은 맞다”면서도 “배송비를 500원씩 지원해주는 것에는 관여한 적 없다”고 했다.
뒤이어 도착한 류광진 티몬 대표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들어섰다. 검찰은 류광진 대표가 지난 2022년 말 “(티몬은) 시한부다. 상품권도 거의 최대치다”라고 말한 사실을 파악하고, 정산대금 불능 사태를 예상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