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5만8900원로 1년9개월 만에 최저가 기록
‘HBM 호재’ SK하닉 +4.89%, 한미반도체 +3.07%와 대조적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1년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5만전자(삼성전자 주가 5만원 대)’로 내려 앉았다. 지난 8일 내놓은 올 3분기 실적 충격의 여파가 지속되면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2.32% 내린 5만8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3월 16일(5만99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6만원 선을 내줬다.
주가는 장중 5만8900원까지 내리며 지난해 1월 6일(5만7900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리기도 했다.
간밤 미 뉴욕증시에서 주요 기술주를 담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1.06%)가 상승하고,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주가 덩달아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4.89% 오른 18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한미반도체도 3.07% 상승했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80조8700억원, 10조3047억원을 하회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을 감안해도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비교해 지나치게 부진한 실적”이라며 “전통적으로 재고조정과 완제품 관련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4분기에도 경쟁 업체 대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4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내렸다.
이밖에 NH투자증권(9만2000원→9만원), 유진투자증권(9만1000원→8만2천원), KB증권(9만5000원→8만원) 등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향후 삼성전자 주가 향방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에 대한 엔비디아 승인 여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당초 9월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대한 HBM3E 8단 인증이 10월 중으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인증의 성공적인 통과 여부는 삼성전자의 단기 주가뿐 아니라 내년 HBM 사업 부문의 본격 성장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상태다.
송명섭 연구원은 “내년 예상 주당순자산(BPS)에 업황 둔화기 삼성전자의 저점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들의 평균값인 0.95배를 적용할 경우 5만4900원의 주가가 계산된다”며 “경기 및 업황의 둔화가 확실해지는 최악의 경우 10% 수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보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HBM을 포함한 선단 공정 내 경쟁력에 대한 우려 등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PBR은 1.1배로 과거 평균 PBR 밴드의 하단 수준임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재차 하회한 가운데 위기는 기회”라며 “현 주가는 12개월 예상 PBR 기준 1.0배까지 하락해 저점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송명섭 연구원은 “5만원대 중반 수준의 주가는 장기 관점에서 매수가 유효한 가격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