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사망한 모친이 남긴 유산 10억원 가량을 두고 동생들과 소송 끝에 일부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8부(부장 김도균)는 10일 정 부회장이 동생 정해승·정은미씨를 상대로 제기한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정해승(남동생)은 3200만원, 정은미(여동생)는 1억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 부회장의 모친은 2018년 서울 종로구 일대 부동산과 예금 10억 등을 정은미·정해승씨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을 작성하고 2019년 2월 사망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해당 상속분에 대한 유류분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류분이란 상속인의 유언과 관계없이 배우자, 자녀 등이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재산을 의미한다. 사망자가 특정인이나 단체에 유산 전부를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겨도 가족들은 유류분 제도를 활용해 일부 유산을 받을 수 있다.
모친이 동생들에게 상속한 서울 종로구 일대 땅 일부에 대한 소유권도 인정 받았다. 다만 현재 해당 부지에 대해 정 부회장이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어, 자신의 몫을 제한 나머지를 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 부회장은 동생들이 유언 집행을 하기 전에 해당 대지에 대해 먼저 상속 등기를 해 현재 대지를 소유한 상태다.
재판부는 “정은미, 정해승에게 2019년 2월 유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 이전 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했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의 유류분은 인정되지 않았다. 고(故) 정 회장은 2020년 8월 정 부회장과 함께 소송에 참여했으나 같은해 11월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고(故) 정 회장이 노인성 인지저하증(치매)으로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소송이 제기됐다는 정은미·정해승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고(故) 정 회장과 소송수계인의 청구는 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