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배 한미글로벌디앤아이 전무
가사 해방...남성보다 여성 더 선호
공급 턱없이 부족 ‘전국에 39개뿐’
“과거 시니어 대부분은 아끼고 모아서 자녀에게 최대한 많이 상속하려고 했지만 최근에는 ‘내가 번거 전부 쓰고갈래’ 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충분한 양의 시니어주택 공급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덕배 한미글로벌디앤아이 전무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 강연자로 나서 시니어주택의 공급 필요성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시니어주택 이렇게 고르세요’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최 전무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20%에 이르는 초고령사회가 내년이면 도달한다”면서 “이중 많은 분들이 시니어주택의 살기좋은 환경과 생활지원 서비스 등에 만족해 입주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통계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시니어주택을 더욱 선호한다”면서 “식당, 커뮤니티시설 등 지원을 받아 가사에서 해방될 수 있으니 그런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시니어 주택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노인주거 복지시설(유료양로시설, 시니어주택, 요양시설)은 2014년까지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조금씩 감소해 재작년 기준 308개소에 이른다. 이중에서도 민간에서 주로 공급하는 시니어주택은 전국적으로 39개 뿐이다.
최 전무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고 아직 전체 입소인원이 2만명이 안된다”면서 “특히 2015년도에 법이 개정되며 시니어주택을 분양할 수 없게 하면서 공급이 더이상 안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복지법은 2015년 개정되면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을 못 짓게 했다. 분양 시니어주택은 기존에 임대형과 함께 운영이 됐지만, 서울·수도권 등에서 불법 분양·양도 등 개발 이익과 관련한 악용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폐지된 바 있다.
그러면서 최 전무는 이날 참석한 많은 청중들에게 시니어주택을 고를 때 주의해야할 요건을 짚었다. 그는 가장 큰 주의사항으로 AIP(Aging in place·그동안 살아온 익숙한 곳)를 강조했다. 시니어 계층은 익숙한 곳에서 자립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경향이 높은 만큼 현재 자기집 또는 근교가 좋은 주거환경이라는 것이다.
그는 “1990년대 많은 시니어들에게 전원주택 붐이 일며 지방으로 갔던 분들이 결국 후회하고 돌아왔다”면서 “최근에는 그동안 오래 살아와서 익숙한 주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으면서 커뮤니티가 잘 갖춰진 시니어주택을 찾는 수요가 많다”고 했다.
최근에는 도심 또는 주변 인프라를 잘 갖춘 입지에 시니어 주택들이 많이 생겨나는 만큼 각 실제 주택들을 사례로 들며 필요 비용 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소위 하이앤드 시니어주택으로 통하는 경기도 용인시 ‘삼성노블카운티’, 광진구 ‘더클래식 500’의 경우에는 월 생활비로 최소 500만원(2인 기준)은 지출해야 한다는 소식에 참가자들은 흠칫 놀라는 모습이기도 했다. 또 실내·외수영장, 피트니스클럽, 사우나 등 거대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대기인원만 4000여명에 이른다는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 등 각각의 실제 주택들의 장단점을 그는 설명했다.
한미글로벌디엔아이에서 실제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최 전무는 자체 사업인 ‘위례 심포니아’에 대한 설명도 추가했다. 최 전무는 ‘위례 심포니아’에 대해 “중위소득계층의 시니어를 타겟으로 강남권역 접근성을 고려했고, 최근 고급화 경향에 맞게 거주민의 생활 전반의 편의를 돌봐주는 ‘컨시어지 서비스’와 다양한 부대시설을 제공하되 임대료는 높지 않게 책정했다”고 특징을 설명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한 50대 남성은 “시니어주택에 대해 잘 알진 못했지만 오늘 강연을 들어 여러 주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좋았다”면서 “노후를 준비하는데 하나의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라며 만족스러워 했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