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5만전자’…불과 한 달 만에 산산조각 난 ‘13만전자’ 꿈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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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다들 멘탈 관리 잘 하세요.” (온라인 주식 거래앱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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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가 2일 장 초반 2% 넘게 내리면서 1년7개월 만에 ‘5만전자(삼성전자 주가 5만원 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 전장 대비 2.60% 내린 5만99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이날 오전 9시 24분 기준 전장 대비 1000원(1.63%) 내린 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3월 16일(종가 5만9900원·장중 최저가 5만9100원) 이후 566일만이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이 136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통계가 전날 나왔지만,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포격하고 이스라엘이 보복을 예고하자 간밤 뉴욕증시가 하락하면서 ‘수출 효과’를 상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 종목과 연동된 엔비디아는 3.7% 급락했고, 브로드컴(-2.9%), AMD(-2.6%), 마이크론(-3.3%) 등이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9% 급락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기대감을 낮추고 있는 점도 투심을 얼어붙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스마트폰 수요 예상 하회와 메모리 수요 둔화 등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며 이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형태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을 81조원, 영업이익을 10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9.5% 증가, 2.3% 감소하는 것으로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82조원, 11조2000억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예상을 하회하는 스마트폰 수요, 구형(레거시) 메모리 수요 둔화, 비메모리 적자 폭 확대와 경쟁사 대비 늦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진입까지 반도체 부문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며 “환율 영향과 1조5천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수익성 훼손을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공급자 중심의 메모리 수급 환경이 유지되면서 2025년 우려 대비 양호한 업황이 기대된다”며 “연내로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의 성과 확인도 반등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연일 약세를 보인 주가에 대해서는 “현재 주가는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하단 부근으로, 악재가 대부분 기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접근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KB증권은 지난 8월 7일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했지만, 9월 9만5000원으로 눈높이를 3만5000원(-26.92%) 낮췄다. NH투자증권도 지난 7월 말 목표주가 12만원 대비 2만8000원(-23.33%) 내린 9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이밖에 ▷BNK투자증권(10만2000원→8만1000원) ▷한국투자증권(12만원→9만6000원) ▷유진투자증권(11만원→9만1000원) ▷삼성증권(12만원→10만원) 등의 하락 폭도 컸다.

금투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