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1학기 휴학 신청 일괄 승인
정부 방침과 충돌
다른 의대에서도 휴학 승인 가능 커져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7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대 의과대학이 학생들이 낸 휴학계를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절대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정부 방침과 충돌하는 사례가 나왔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는 전날 의대 학생들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했다.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낸 휴학 신청을 승인한 것은 서울대 의대가 처음이다.
서울대 학칙에 따르면 의대생의 휴학 승인 최종 결정권자는 의대 학장인데, 전날 학장이 이들의 휴학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대부분 의대생들은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하자 수업을 거부하고 휴학계를 낸 상황이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재적생 1만9374명 중 실제 출석 학생은 548명이다. 출석률이 2.8%에 그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동맹 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므로 학칙에서 규정한 다른 절차와 요건을 갖췄더라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료계는 정부에 의대생 휴학을 승인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7개월 넘게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을 억지로 진급시켜도 제대로 된 의료인 배출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의대 교수들 역시 1학기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이 11월까지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짧은 기간 1년 치 과정을 가르쳐야 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의 휴학 승인으로 전국 다른 의대에서도 휴학을 승인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