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부원장 회의서 “경쟁 과열” 우려 드러내

MBK·고려아연 각각 입장문 냈으나 네거티브 공세 지속

금감원, 고려아연·MBK '아전인수' 경고…
강성두(왼쪽) 영풍 사장과 이성훈 베이커맥켄지앤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9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하는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금융감독원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에 대해 여론전을 자중하고 공개매수 절차를 적법하게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감원은 공개매수 관련한 당부 사항을 두고 MBK와 고려아연 모두 사실을 왜곡하거나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금감원은 적법한 공개매수 절차에만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양측은 서로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앞서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진행 과정에서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가 밝혀질 경우 엄정 조치할 방침을 전하자 MBK와 고려아연은 각각 입장문을 내고 당부 사항을 유념하겠다면서도 상대에 대한 폄하를 지속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MBK를 중국계 펀드로 몰아가고 고려아연 인수 후 중국에 회사를 매각해 기술을 유출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을 유포한다"라며 "근거 없는 루머는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MBK는 공개적으로 매수가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혀오다 이를 상향하며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당사의 기업 실적이나 가치, 경영진의 능력 등을 허위로 왜곡하는 등 근거 없는 루머성, 풍문성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 멈추라"고 맞섰다.

MBK는 고려아연 1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최소 7% 지분을 확보해 최윤범 회장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경영권을 가져온다는 목표다. 당초 공개매수가는 66만원으로 제시했으나 이달 26일 14% 상향한 75만원으로 조정하면서 공개매수 성공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최 회장 측은 대항공개매수 등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고 있다. 대항공개매수에 나선다면 제반 절차 등을 감안해 적어도 30일에는 금융감독원에 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규모는 최대 2조2720억원으로 계획 중이다. 최 회장 역시 MBK 측을 저지하려면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