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어깨 통증은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겪게 되는 흔한 문제다. 증상이 시작되면 인터넷을 뒤져가며 스트레칭을 따라 해보거나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통증이 쉽게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어깨질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기준 어깨질환 환자는 총 242만 명에 달하며, 이는 2018년 대비 약 7% 증가한 수치다. 남성 환자는 2018년 99만5,849명에서 2022년 108만3,594명으로 8.8% 증가했고, 여성 환자는 같은 기간 127만380명에서 134만2,270명으로 5.7% 증가했다. 어깨질환은 주로 60대와 50대에서 자주 나타난다.
어깨‧팔꿈치 부위 등 상지 질환의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수원S서울병원 김영규 병원장에 도움말로 어깨 통증의 원인과 두드러진 어깨 질환인 회전근개 질환과 오십견에 대해 알아봤다.
▶통증만 완화하는 치료, 근본적 원인 찾아야=김영규 병원장은 어깨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 이유로, 통증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증상 완화에만 집중하는 치료법을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환자가 어깨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증상을 줄이는 데만 몰두한다”라며 “통증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 질환은 어깨 통증의 주요 원인이지만 두 질환은 발생 원리와 증상이 다르다. 오십견, 의학적으로는 유착성 관절막염 혹은 동결견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어깨 관절이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주로 50대에 많이 발생한다고 하여 ‘오십견’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실제로는 40대에서 60대, 심지어 30대에도 발생할 수 있다.
김영규 병원장은”오십견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며 “일차성 오십견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면역학적 요인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차성 오십견은 당뇨, 내분비 질환, 심장질환, 폐질환 등의 기저 질환이나 외상으로 인해 어깨 관절 주머니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회전근개 질환은 어깨를 감싸는 4개의 근육과 힘줄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서 발생한다. 김영규 병원장은 “회전근개 질환은 힘줄의 퇴행성 병변으로 인해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2차적으로 염증이 동반되는 질환”이라며 두 질환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회전근개 질환과 오십견의 임상적 차이는?=두 질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운동 범위와 통증의 양상으로 꼽힌다. 회전근개 질환의 경우 통증이 있을 때 스스로 팔을 들어 올리거나 회전할 때 운동 범위가 감소하지만 타인이 팔을 들어 올리면 머리 위까지 팔이 올라갈 수 있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올린 팔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오십견은 능동적, 수동적으로 모두 운동 범위가 감소하는 질환으로 김 원장에 따르면 오십견은 어깨 관절이 굳어져 있어 타인이 도움을 줘도 팔을 올리지 못하게 되며, 어깨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급성기의 오십견은 야간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여 환자를 상당히 괴롭게 한다.
이에 정확한 진단과 맞춤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이 어깨 질환이다. 김영규 병원장은 “어깨 질환마다 치료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꼭 필요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체검사를 통해 질환을 감별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통증을 빠르게 호전시키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이어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근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어깨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더 이상 통증을 방치하지 말고, 올바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되찾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