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방산기업은 신입사원 채용 중

특히 기술개발 인재 발탁에 공들여

경력 채용 시장서도 스카우트 활발

“인력 많이 필요, 당분간 채용 늘 것”

“이 정도로 많이 뽑아?” 잘 나가는 K-방산, 채용도 화끈하게 [비즈360]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취업은 했니?”

매년 추석 명절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로 손꼽히는 건 단연 취업에 대한 이야기다. 청년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도 채용 시장이 어두울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부진 우려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실제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신규채용이 없거나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게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도 채용을 대폭 늘리고 있는 산업군이 있다. 바로 연이은 수출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방위산업이다.

한화그룹 방산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은 일제히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일단 한화 방산 3사는 600명 내외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는 근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한화오션 인수로 땅과 바다, 하늘과 우주를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연구개발(R&D)을 담당할 인재 발탁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독자 항공엔진 개발, 차세대발사체 공동 개발 등 현재 추진 중인 기술 개발 사업에 중점을 두고 전체 채용 인원의 55% 이상을 R&D 직군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이 정도로 많이 뽑아?” 잘 나가는 K-방산, 채용도 화끈하게 [비즈360]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관 개발하는 차세대중형위성 2호 [KAI 제공]

KAI도 신입사원 100명 이상을 선발할 예정이다.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양산, 수출사업 확대와 더불어 미래 6대 사업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사업관리와 생산 인력 채용을 늘렸다. 글로벌 신규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 영업 분야 채용도 확대했다.

이번 채용에서는 특히 차세대 공중 전투체계의 핵심인 유무인 복합체계와 인공지능(AI) 파일럿 분야의 연구개발에 큰 비중을 뒀다고 KAI 측은 설명했다.

최근 지원서를 받은 LIG넥스원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선발 절차에 돌입한다. 채용 규모는 정규직만 세 자릿수다. 채용연계형 인턴십도 두 자릿수 규모로 뽑는다.

LIG넥스원은 최근 몇 년간 수출 호조와 신규 사업 확대로 900여명을 신규 채용했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481명을 청년층을 대상으로 뽑은 바 있다. 올해에도 우수 인재 채용을 통해 기업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신입뿐 아니라 경력 채용 시장에서도 방산기업의 인재 모시기는 활발하다. 대부분 기업이 수시채용의 문을 열어뒀고 경쟁사의 능력 있는 인재에 대한 스카우트도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이 늘면서 사업 규모가 커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방산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이들은 특히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해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정도로 많이 뽑아?” 잘 나가는 K-방산, 채용도 화끈하게 [비즈360]
LIG넥스원이 공개한 무인수상정(해검-II) [LIG넥스원 제공]

이러한 채용시장 확대는 방위산업 성장에 기인한다.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 글로벌 방위사업비 지출이 급증했고 한국 방위산업은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과 빠른 납기를 무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그 결과 2010년대 약 30억달러 수준이던 방산 수출 수주실적이 2021년 약 72억5000억달러로 증가했으며 2022년에는 173억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13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46조원의 생산유발효과로 이어졌다.

올해도 상반기 폴란드, 페루 등 6개국과 수출계약을 완료했고 하반기 총 15개국 이상에 무기체계를 수출함으로써 200억달러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글로벌 방위산업 4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첨단 방위산업의 방산수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전망도 밝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일감이 많이 쌓인 데다 추가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크고 기술 개발에 대한 수요도 많다”면서 “운영·개발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인력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 당분간 채용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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