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밸류체인 기반 SK E&S 경쟁력에 관심
발전소 가동률 상승으로 조 단위 영업이익
“올해·내년 매출 11조, 영업익 1.4조 전망”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오는 11월 합병을 앞둔 가운데 SK E&S의 LNG(액화천연가스) 사업 수직계열화 경쟁력이 합병법인의 안정적인 수익확보와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토탈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 보고서에서 “SK E&S는 직도입 LNG 투입으로 원가 우위를 확보해 발전소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며 “업스트림(상류부문) 사업에서는 북미·호주 가스전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터미널 확장 등을 통해 LNG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수직계열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 E&S는 2025년부터 호주 바로사-칼디타 가스전에서 연간 130만톤의 LNG를 도입할 예정이다. 가스전에서 생산한 LNG의 정제·액화는 이미 가동 중인 인근 다윈 LNG 터미널을 이용한다. 통상 가스전 개발 과정에서 터미널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이를 아낄 수 있어 생산원가가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SK E&S 발전소는 생산단가가 싼 발전기를 먼저 가동하는 급전순위 상승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진투자증권은 SK E&S가 올해 매출 10조5510억원, 영업이익 1조3690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작년보다 영업이익 기준 개선된 수치로 2025년 예상 실적은 그보다도 높다.
황 연구원은 “LNG 발전소의 가동률이 상승하며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상업운전을 시작한 여주복합화력발전소의 본격 운영과 미국 프리포트 LNG 터미널의 정상 가동으로 실적 상향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도 지난달 28일 발간한 SK이노베이션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가스·LNG와 발전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SK E&S의 독특한 사업구조에 주목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LNG 밸류체인 통합의 강점을 바탕으로 가격 변동성 확대 시에도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하류부문)이 서로 완충 작용을 하며 안정적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SK E&S는 이미 확보된 연간 550만톤의 LNG 물량을 기반으로 이를 2030년 100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신규 수소용,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중국 현지 도시가스사, 발전사 등으로 추가 수요처를 확대하고 있어 업스트림의 추가적인 외형 성장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SK E&S는 매년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모회사인 SK㈜의 핵심 배당 수익원 역할을 해 왔다. 비상장사인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나 수익구조 등이 그간 시장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 추진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SK E&S도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7일 직접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사업 경쟁력과 재무 안정성, 합병 시너지 전략 등을 설명했다. 서건기 SK E&S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달 22일 IR에서 사업 부문별 현황과 전망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SK E&S의 CEO와 CFO의 ‘IR 데뷔전’에서 안정적인 실적 흐름의 배경에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의 성장성과 유망성에 주목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 밸류체인을 기반으로 전력·LNG 사업은 물론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SK E&S의 친환경 포트폴리오가 양사 간 시너지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며 “합병 과정에서 구체화될 양사 간 시너지 아이템에 따라 추가적인 합병법인의 성장성 제고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