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 공병단, 서한 통해 HMGMA 환경 허가 재평가 통보
현대차그룹, 올해 10월 HMGMA 가동 목표
현대차 측 “관련 당국과 협력 통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예상”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내 가동 계획 관련 일정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 기관이 HMGMA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평가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현대차 측은 “당국(조지아주)과 협력을 통해 환경 허가 평가가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육군 공병단(이하 공병단)은 지난 23일 서한을 통해 “공장 건설을 허가한 주·지방 경제개발 기관이 현대차그룹이 지역 주요 식수원인 지하수에서 하루 최대 660만갤런(약 2500만ℓ)을 끌어 다 쓴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히고, 환경 허가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공병단은 “HMGMA 건설에 대한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지 않을 경우 고소하겠다”는 내용으로 지난 6월 지역 환경단체 측에 비슷한 취지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환경 단체 법률 담당자인 벤 키르쉬 씨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에 대한 공업용수 지원을 위해) 한 지역에 펌프를 집중적으로 설치하면, 가정용 및 농업용 우물들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천연적인 샘과 습지, 개울과 지류에 (공장의 대규모 공업용수 사용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것이 큰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HMGMA는 당국의 환경 허가 재평가 결정과 관련 “지역 사람들에게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사업을 보장하기 위해 당국과 끊임없이 협력해 왔다”며 “HMGMA는 환경 영향을 줄이고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표준과 지침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수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환경 허가 평가와 관련한 당국의 요청에 적극으로 협조해 HMGMA 가동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 육군 공병단의 요청에 대해 직접적인 협력 상대인 조지아주 경제개발부가 관련 기관 및 단체에 적절히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하며, 필요한 경우 이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당사 사업이 지역 사회의 수자원 활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다는 점을 확신시키기 위해 관련 정부기관과 끊임없이 노력해 오고 있다”며 “관련 당국(조지아주)과 협력을 통해 환경 허가 평가가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HMGMA의 가동 목표 시점을 기존 2025년 상반기에서 올해 10월로 앞당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일정 조건 아래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이 지금 되면서, 완공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세액공제를 받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공장 가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고 있어 시기를 좀 앞당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HMGMA는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고, 50만대까지 증설이 가능하다. 가동 시에는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이오닉7을 포함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이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새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 한 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총 9만4340대의 전기차를 팔아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