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관광 데이터리서치 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올해 7월에 실시하고, 8월 하순에 집계를 마친 ‘여행계획률’ 조사(매주 500명 대상, 월 200명 안팎)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국내여행지는 제주 감소-강원도 증가, 해외여행지는 일본 감소-베트남 증가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계획률’은 향후 6개월내 특정 지역에 여행갈 계획이 있는지 여부를 백분율로 표시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는 제주행 내국인이 늘고 외국인은 폭증하는 양상이며, 8월 1~20일 일본행은 대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같은 조사결과-실제상황의 괴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일본 대신 베트남? 제주 대신 강원도? 사실은..[함영훈의 멋·맛·쉼]
제주 송악산의 늦여름

▶국내여행 판도 변화?= 컨슈머인사이트 조사분석팀은 올해 7월 여행동향 조사 결과, 국내 행선지별 여행계획 점유율에서 제주는 올해 1~7월 평균 12%이지만, 7월 한 달 조사분 만 보면 9%에 머물렀다. 충청권에 조차 밀렸다고 한다.

강원도는 올해 1~7월 평균 23%이고, 7월 한달만 보면 27%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7월 한 달 지역별 여행계획률(향후 6개월이내 여행 계획) 집계결과, 강원도만 6월에 비해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제주관광공사는 내국인의 월별 제주여행이 지난해에 비해, ▷1월 –6.2%, ▷2월 –13.2%, ▷3월 –10.5%, ▷4월 –5.3%, ▷5월 –4.5%, ▷6월 –8.1%, ▷7월 –3.9%였다가, ▷8월 1~24일 -1.1%로 작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의 제주행은 올들어 8월 하순까지, 작년 동기 대비 238% 급증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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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강원도 평창 효석문화제

▶강원도의 상승, 제주 대체재 성격은 아닌 듯= 강원도는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인데다, 최근 관심이 더욱 증가한 지역이기 때문에 당연한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이같은 동향이 제주의 감소 때문에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요즘 중시되는 비용 면에서나, 거리면에서, 제주와 강원은 전혀 다른 특성을 갖는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제주 관광분야 민관은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실질적인 자정을 실현하는 다양한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는 상황이기 때문에, 컨슈머인사이트의 분석과는 달리,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내국인의 제주관광이 지난해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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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과는 무관한, 우리의 강원도를 마주보고 있는 니가타현 대지의 예술제 거점 중 하나, 기요쓰 협곡 터널

▶미묘한 해외여행 동향= 이에 비해 해외여행 동향은 다소 미묘하다. 컨슈머인사이트 분석 결과, 해외여행지로는 ‘난카이 대지진’ 예보의 영향을 받은 일본행 계획률이 지난 6월 33.0%에서 7월 30.2%로 -2.8%포인트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베트남 여행 계획률은 전월 대비 1.0%p, 중국행 계획률은 1.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1~20일 국내 공항을 이용한 일본 노선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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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인의 베트남 여행지 중 달랏, 다낭과 함께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푸꾸옥

▶예약된 일본행을 취소하지는 못했지만, 9월 이후는 미지수= 다만, 대지진 소식 이후에도, 국내 방일 여행객들이 이미 예약돼 있는 것을 취소하는 사례는 미미했지만, 내심 일본 가려다 방향을 선회하는 ‘일본 여행 계획 포기자’들은 현재 나타난 통계치 보다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난카이 대지진에 대한 걱정 때문에 7~8월 예약분은 위약금을 물지 않으려고 예약 취소를 하지 않았어도, 8월말 이후 가을 여행 때는 실제 일본행 예약 건수 자체가 이전 흐름과는 다른,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음 편히 여행하고픈 심정이 깃든 추석연휴 일본행 항공권은 이미 예약한 것임에도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