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비즈니스포럼 2024’서 기조연설
“온디바이스 AI 시대, 저전력·고해상도 기술 요구 높아”
중국 OLED 추격 따돌릴 차별화된 무기 강조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한국이 LCD에 이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까지 최근 중국에 내준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양대 기업이 AI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 고해상도·저전력 OLED 기술 승부수를 던졌다.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은 13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2024’에서 ‘AI 시대를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Display Technologies for AI Era)’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중소형 OLED를 포함한 전체 OLED 시장(출하량 기준)에서 점유율 49.7%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줄곧 1위였던 한국의 점유율은 49%로 2위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이번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 발표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 부사장은 온디바이스(On-device) AI 시대 도래로 디스플레이 부품에 저전력·장수명을 가능하게 하는 고도화된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OLED 기술 연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수명이 긴 재료와 소자 구성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발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나 픽셀 제어 알고리즘 등 다양한 저소비전력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멀티모달(Multi Modal, 복합정보처리) AI와 함께 혼합현실(XR)의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디스플레이 기술이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멀티모달 AI는 시선이나 손동작을 추적하고, 이를 토대로 시의적절한 이미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성해 제공하는 XR 기기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고휘도의 올레도스(OLEDoS) 기술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고해상도 기술로 멀티모달 AI를 뒷받침해 XR 경험의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픽셀 크기를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구현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다.
센서 통합 디스플레이도 주목받는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손가락 터치만으로 사용자의 심박수와 혈압,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유기광다이오드(Organic Photodiode) 내장 패널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양 손가락을 동시에 센싱할 수 있어 기존 웨어러블 기기보다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클라우드를 통하지 않고도 고성능 기기로 데이터를 축적, 처리할 수 있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기회(New Opportunities for the Display Industry)’를 주제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고화질, 높은 명암비 및 유연한 디자인 등을 갖춘 OLED의 등장이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IT용 OLED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원년이며, 태블릿 PC를 시작으로 노트북에도 OLED 채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연구개발 방향을 소개하며 TV 분야에서는 기존 대비 휘도(화면 밝기)와 효율이 향상된 WOLED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T 분야는 온디바이스 AI 기기에 최적화된 저소비전력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곡면, 슬라이더블, 롤러블 등 자유로운 형태 구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윤 CTO는 OLED 시대의 가속화를 위해 AI 기반 디지털 전환(DX)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디스플레이 디자인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며 “더 효율적이고 정교한 설계를 가능하게 하며,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단계에서부터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등 디자인 최적화를 이뤄낸다”고 설명했다. 또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은 제조 공정에도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며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생산 공정의 즉각적 관리 및 수율 향상 등 제조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