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사 日거래량 평균 60만825주
이보다 1% 아래 종목 63개사
하루 1000주 이하 거래 종목은 7개사
이복현 금감원장 거래량 부진 종목 거론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국내 전체 상장종목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보다 1% 이하로 거래되는 종목이 60개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거래량이 미진한 사실상 ‘좀비종목’이다.
9일 한국거래소·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 상장사(스팩·거래정지·우선주 제외) 2702곳의 올해 하루 평균 거래 주식 수는 60만825주다. 이보다 1%(6008주) 이하로 거래되는 종목은 63개사다.
일 거래량이 가장 저조한 기업은 조흥(60주)이다. 이어 ▷대한화섬(512주) ▷미원화학(514주) ▷미원홀딩스(579주) 등 순이다. 이를 포함해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00주도 안되는 곳이 7개사다. 5000주 이하인 곳은 48개사, 1만주 이하인 곳은 94개사다. 일 평균 거래량 최대 상장사는 삼성전자(2054만5341주)다.
거래량은 기업 내실과 무관하다. BYC(1413주)는 일 거래량 하위 10위지만 1분기 매출 387억원을 올린 코스피 상장사다.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할 경우 주식 매매 규모가 저조할 수 있다. 다만 거래량이 주목받은 배경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신속한 ‘좀비기업’ 퇴출 의지를 밝힌 가운데 거래 부진종목을 거론하면서다.
이 원장은 전날 자산운용사 CEO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가총액이 상장 시보다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좀비기업의 경우 일반 주주들이 빠져나갈 수단이 없는 셈”이라며 “상장제도의 좋은 면만 취하고 책임이 없는 이런 기업을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당국·한국거래소에서 규정하는 좀비기업 정의는 없다. 통상 한계에 다다랐지만 상장을 연명하는 적자기업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보다 광의로 사용되면서 범주가 불분명하다.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건전한 시장조성을 위한 시장퇴출제도를 마련 중인 가운데 이 원장이 시가총액·거래량을 기준으로 들면서 거래 미진종목도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연내 코스피 상장폐지 절차의 최대 기간을 4년에서 2년으로, 코스닥 상장폐지 절차는 3심제에서 2심제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한 상장폐지 절차 허점을 노려 상장을 유지하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좀비기업 적시 퇴출을 위해 시장별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아직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는 기업들도 존재한다”며 “일률적인 잣대로 상장기업의 퇴출을 결정하는 것보다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해 기준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