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하루 만에 100달러선 회복
AMD·브로드컴·TSMC도 6% 안팎 상승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매일 도르마무여서 올라도 오른 것 같지 않네.” (온라인 주식 거래앱 커뮤니티)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8일(현지시간) 급등 마감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6.13% 상승한 104.97달러(14만44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98.91달러에 마감했던 주가는 하루 만에 100달러선을 회복했다. 시가총액도 2조5820억 달러로 늘렸다.
이날 주가는 102달러에서 시작해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마감했다.
시총 3위 엔비디아의 상승 폭은 1위 애플(1.66%), 2위 마이크로소프트(1.07%), 4위 구글 모회사 알파벳(1.92%) 등 다른 시총 상위 종목보다 크게 높았다.
다른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5.95%)와 브로드컴(6.95%),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6.13%), 마이크론 테크놀로지(6.07%) 등도 모두 6% 안팎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6.86% 급등 마감했다.
이날 급등은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7월 28일∼8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일주일 전보다 줄고, 전문가 전망치보다 낮은 가운데 나왔다.
온라인 금융뉴스 매체 인베스토피디아는 “엔비디아 주가는 예상보다 양호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에 이어 경기 우려가 과장된 것일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온 가운데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와 다른 칩 주식이 장기적인 AI 수요 추세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근의 변동성이 투자자들에게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됐던 지난 1일 엔비디아 주가가 6.67% 하락하는 등 반도체 종목 주가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미국 내 주요 반도체주가 이날 큰폭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 시총 상위 반도체주에도 호재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8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300원(1.74%) 내린 7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하루 만에 10.3% 급락한 이후 6일과 7일에는 각각 1.54%, 3.03% 반등했지만 이날 주가 하락으로 최근 상승분의 절반 가량을 반납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일 대비 5900원(3.48%) 하락한 16만34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조정에도 개인은 오히려 비중을 확대했다. 주가 급락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개인 순매수는 각각 2조5956억원, 7050억원이다. 최근 주가 급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약세를 두고 과매도 구간이라며 매수 추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13만원으로 제시했고,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2만원을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11만7000원, 한화투자증권은 11만5000원 등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신한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31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만약 향후 경기 둔화, 고객들의 재고 축적 완료, AI 투자 둔화가 겹칠 경우 상승 사이클 2년 차인 내년 1분기 중에 메모리 업황의 하락 사이클이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일부 경기선행지표의 둔화 가능성은 내년 업황에 대한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