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관광의 모범, 일본 동부 3개현①

우리가 니가타로 가야할 이유 ‘대지 예술제’

[헤럴드경제(니가타현 도카마치)=함영훈 기자] 일본의 지속가능 관광의 모범, 니가타현이 자연-민속-주민-세계인 간의 정감을 문화예술로 승화시킨 ‘대지의 예술제(大地の芸術祭)’를 개막해, 오는 11월 10일 까지 일정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의 배경지 도카마치시(市) 등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대지의 예술제 한 거점인 마쓰다이 노부타이(농업무대) 옆 구릉지 꼭대기에 만들어진 거대 조각품 ‘꽃피는 쓰마리’ ©구사마야요이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하늘에서 본 니가타 평야. 착륙이 임박했는데 도심 근처 까지 인간을 살리는 푸른 대지는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설국’을 연상케하는 풍경. 니가타현 도카마치 지역의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니가타현 관광국]

니가타현은 ▷비옥한 대지에서 생산되는 일본 최고의 쌀, ▷맑은 물로 빚어낸 일본 최다 양조장의 사케, ▷일본 최고 국보로 평가되는 ‘불꽃무늬토기’와 계단식 논 등 지혜의 유산, ▷화합을 잘하는 현민들의 인심 등으로 호평받고 있다.

약 2000년 전 부터 일본의 찬란한 선사, 상고사 문화를 일군 조몬인들과 한반도-만주-연해주에서 도래한 고구려인들이 만나 화합한 지점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한국인들로선 니가타현에 대한 친근감을 더한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4500년전 일본 불꽃무늬토기에 대해 한국 사학계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정밀 분석을 했다.[방송화면 캡쳐]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대지의 예술제’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퍼포먼스 중 고구려의 삼족오 문양의 북을 두드리는 공연도 있었다.[대지의 예술제 홈페이지]

▶상생의 트리엔날레 ‘대지의 예술제’= 29일 일본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4개월간 이어지는 이 축제는 지역 재생,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2000년에 시작돼 3년 마다 개최되는 ‘대지 예술제 에치고-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이다.

관광인구 증가를 통해 상주 인구 감소 지역의 침체를 돌파하겠다는 취지도 담긴 니가타현의 이 민관합동 이벤트는 한국 보다 20년 가량 일찍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농어촌 공동체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평창-영월-영주-봉화-제천-단양 등 3개 도 6개 시군이 중부내륙중심권 상생 번영 협력을 강화한 것도 인구감소 대책 중 하나이다.

특히 환경보호, 주민과 세계 여행자 간 협력, 전통문화의 보호, 지역 문화 및 산물의 이용과 존중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지속가능 관광의 모범으로서도 주시할 만 한 축제이다.

올해 대지 예술제는 세계 곳곳의 작가들의 작품 311점이 공개되며, 그 중 신작이 85점 포함돼 있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일본이나 한국이나 옛 농부들은 눈,비가 오면 도롱이를 쓴채 논밭으로 나갔다. 도롱이를 형상화한 대지예술제 작품(에치고-쓰마리 사토야마 현대 미술관, MonET:모네 입구)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모네 현대미술관 중정 못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관람객도 작품 속 주인공 중 하나가 된다.

도카마치시 혼마치초에 있는 ‘에치고-쓰마리 사토야마 현대 미술관(MonET:모네)’을 주무대로 하며, 760㎢에 달하는 6개의 시·정(市·町)과 그 주변지역에서 다채롭게 진행된다.

▶작가들 외에 명승,료칸,사케점도 참여 또는 응원= 이 일대의 명승·천연기념물, 료칸과 호텔, 사케 양조장, 특산음식레스토랑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거나 돕는다.

정식 미술관의 야외에 작품들이 설치되기도 하고, 일부 작품은 빈 집이나 버려진 학교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재생뮤지엄에서 전시되기도 한다.

또한, 예술 여행을 떠나는 동안 아름다운 계단식 논과 산, 국립공원, 명승 등 자연 경관을 감상하거나 축제, 수공예 교실 등 다채로운 활동을 경험한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호시토계의 계단식 논 [도카마치시 관광협회 제공]

대지와 인간 간의 지혜로운 상호작용의 진원지는 축제명의 머릿글이자 고대 지명인 에치고[군] 쓰마리[소]이다. 현재는 니가타현 남부의 도카마치시와 쓰난마치를 지칭한다.

약 4500년 전 조몬 시대 부터 살던 사람들이 대표적인 일본 국보, ‘불꽃 모양 토기’를 빚어내고, 농지가 부족하면 수리과학을 통해 계단식 논과 밭을 일구는 지혜를 발휘했던 곳이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미술관(그림책과 나무열매 미술관)으로 바뀐 폐교의 칠판에는 마지막 학생 3명의 사랑 우정 존경의 글귀가 남아있다.

▶주요 거점= ‘대지 예술제’의 소도시,마을 단위 별 주요 거점과 자연·문화 향유 지점은 ▷도카마치시 북동부 십일정 마을(도카마치): 혼마치초에 있는 모네(MonET) 현대미술관, 하치 마을에 있는 ‘그림책(繪本)과 나무열매(木實) 미술관’, 스페인의 파라도르와 비슷한 개념의 헤리티지 호텔 ‘류곤’, 타마가와의 유럽형 호텔 베르나티오 ▷북쪽 가와니시(川西)에 있는 초원 파크, 나카고 원더랜드 ▷남부 쓰난(津南)의 공연하는 현지 아줌마의 집밥 프로그램 ‘가미고 클러브좌’와 군마현 진입 직전에 있는 에치코 유자와(湯沢) ‘헤기 소바’ 거리 등이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헤리티지 호텔 ‘류곤’에선 인문학(소양)과 웰니스(건강) 모두 챙긴다. 접견실의 대형 의자, 방석 모두 소복소복 눈쌓인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또, ▷도카마치 서부 마쓰다이(松代): 노부타이(農舞台:농업무대)와 사토야마(里山) 향토식 뷔페레스토랑, 수천년 실행한 수리과학을 예술로 승화한 에치코-쓰마리 소코(Soko) 미술관 ▷마쓰다이 인근 마쓰노야마(松之山): 히가시카와(東川) 마을 마지막교실(옛 히가시카와 초등학교), 호시토게(星峠)마을 계단식논(棚田), 마쓰구치의 미인림과 ‘숲의 학교 쿄로로’, 일본 3대 약탕(藥湯) 중 하나인 마쓰노야마 온천마을 ▷남부 나카사토(中里) 고이데미즈노토(小出癸)의 명승이자 국립공원인 기요쓰협곡(清津峽谷) 터널 등이 포함돼 있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흰눈때문에 고립된 상황을 검은 예술로 표현한 ‘마지막 교실’. ‘여고괴담’ 같은 분위기이지만 희망의 빛이 늘 있다.

▶지속가능 아트투어 상생협력도= 니가타현은 이웃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투어코스도 만들었다. 니가타현 쓰난마치의 아키야마고・오아카사와, 나가노현 오마치시의 구로베댐, 신라인들이 도래했다고 전해지는 기후현의 게로시의 하기와라(및 다카야마시의 노무기 고개), 이 3대 축제 지역을 엮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시대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풍요로움을 아트투어 형태로, 세계 여행자들에게 흥미롭게 전한다.

나가노현 오마치시의 ‘북 알프스 국제 예술제 2024’는 오는 9월 13일~11월 4일을 열리고, 기후현 게로시의 ‘청류의 나라 문화탐방 미나미히다 아트 디스커버리Art Discovery’는 10월 19일~11월 24일을 진행된다.

여행 일정과 코스는 ①10월 25일 대지 예술제→26일 북 알프스 국제 예술제→27일 미나미히다 Art Discovery ②11월2일 미나미히다 Art Discovery→3일 북알프스 국제 예술 축제→4일 니가타 대지 예술제, 두 가지가 있다.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너도밤나무 자생지 ‘미인림’
‘설국’ 배경 니가타 대지 예술, 여행자와 ‘녹색 허그’를 하다[함영훈의 멋·맛·쉼]
나카고 원더랜드

▶JNTO ‘일본을 책임있게 여행하는 방법’= 한편, 자연과 문화를 사랑하는 ‘대지 예술제’ 개막을 계기로,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구촌 여행자들에게 ‘일본을 책임 있게 여행하는 10가지 방법’을 당부했다.

그 내용은 ‘▷일본의 자연환경을 지켜주세요 ▷제철 별미를 맛보세요 ▷유서깊은 건물에 머물러 보세요 ▷전통축제와 공연예술 등 일본문화를 즐겨보세요 ▷현지의 장인들 후원하기:일본의 일부분을 집으로 가져가세요 ▷폭넓은 대중교통망으로 잘 가지 않던 곳을 가보세요 ▷오래 머무르며 현지인과 더 깊이 교류해보세요 ▷비수기에 방문해 새로운 면을 감상하세요 ▷현지인처럼 행동해 보세요 ▷여행 경험을 공유해 보세요’이다. [취재협조:일본정부관광국(JN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