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우리나라는 음식물쓰레기마저 분리배출과 재활용하는 것으로 전세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재활용률은 약 88%로, 주로 사료나 퇴비로 만들고 연료로 쓸 수 있는 바이오가스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으로도 환경오염을 전부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나 퇴비, 가스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친환경적인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방식으로 알려진 퇴비에서도 꽤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이 17일 발간한 ‘음식물폐기물 처리 방법별 메탄배출계수 및 메탄회수계수 산정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t의 음식물쓰레기를 사료, 퇴비, 바이오가스로 재활용할 때 각각 메탄은 0㎏, 4㎏, 1㎏ 배출된다.
음식물쓰레기 1t을 매립할 때 배출되는 메탄은 25.71㎏. 음식물류폐기물 1t을 매립하면 퇴비화의 6배, 바이오가스의 25배 이상의 메탄이 발생한다.
이를 실제 처리하는 음식물쓰레기에 대입하면 퇴비화에서 가장 많은 메탄이 배출된다. 재활용하는 음식물쓰레기 중 퇴비화하는 양은 20%를 차지하는데, 여기서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54%가 배출된다.
퇴비를 전부 소진하지 못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비효율적인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식이라는 게 기후솔루션의 진단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공공처리시설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퇴비는 5만9400t(2023년 기준)이다. 이중 유상 판매분 1000t, 무상제공 5만7100t, 자체 이용 3t으로 사용률은 49.8%에 그친다.
보고서는 “음식물쓰레기의 퇴비화는 합리적인 처리 방법이라 보기 어렵다”며 “경제성도 높이고 메탄 배출도 줄일 수 있는 음식물쓰레기 처리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음식물쓰레기는 주요 메탄 배출원 중 하나다. 수분이 많고 유기물로 구성된 특성 상 산소가 차단된 환경에서 썩으면서 메탄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메탄은 온실가스의 하나로, 대기 중에 방출 됐을 때에 이산화탄소 등 다른 온실가스에 비해 단기간에 더 많은 양의 열을 가둬두는 특성이 있다. 같은 양의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년 간 온실효과가 80배, 100년간 28배 높다. 메탄은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드는 주범인 셈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지구온난화의 30%는 메탄에서 비롯됐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메탄 감축이 지구온난화를 저지하는 데에 효과적인 전략이 되는 셈이다.
이에 2021년 전세계 119개국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의 30%를 줄이는 ‘글로벌메탄서약’을 맺었다. 우리나라는 이 목표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2020년에 발생한 메탄 배출량의 49%(450만t)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한 음식물쓰레기의 수요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바이오가스화가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하는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고 봤다. 바이오가스화를 하면서 메탄 배출을 막으면 오히려 대기 중의 메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음식물쓰레기 1t을 바이오가스화할 때 메탄 45.34㎏를 회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메탄 배출 및 감축만을 고려하면 바이오가스화가 가장 이상적인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이지만, 아직 한계도 있다. 바이오가스 역시 퇴비와 마찬가지로 생산 대비 수요처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바이오가스도 만들어놓고 사용하지 못하는 비율이 15% 정도 된다.
보고서의 저자인 이상아 연구원은 “내년부터 공공부문의 바이오가스 생산목표제가 시행되면서 음식물쓰레기를 포함한 유기성폐자원이 바이오가스로 만들어질 기회가 많아질 예정”이라며 “바이오가스를 도시가스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등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