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기자회견

“사직서 수리 일자, 전공의 의사 존중해야”

서울의대 교수들 “이런다고 전공의 안 돌아와…압박 거둬야”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드리는 의견’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의 복귀를 바란다면 왜 사직서를 냈는지 이유부터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전공의들이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15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의대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드리는 의견’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진료 공백의 해소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시한을 정해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대신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 세우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결정과정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직을 선택한 전공의의 사직서 수리 일자는 전공의의 의사를 존중하여 결정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정부가 전국 수련병원에 전공의 사직을 최종 처리하라고 요청한 소위 ‘데드라인’이다. 전국 수련병원들은 소속 전공의들에게 이날까지 사직 또는 복귀를 결정하라고 통보했으며,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거나 응답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사직 처리할 예정이다.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인 2월 말을 기준으로 그대로 사직을 수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사직의 ‘법적’ 효력이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에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의 ‘빅5’를 비롯한 주요 수련병원들은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로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진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복지부 장관과 관계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며 “(하지만) 진료 공백은 ‘의대 증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2020년 의정합의를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은 복지부에서 소속 전공의의 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하라고 요구한 날”이라며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하고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특례도 마련해줬지만 우리(의대교수)는 이런 조치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하진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으나 그 정책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저들의 절망은 여전한데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 복귀를 바란다면, 애초에 이들이 왜 사직서를 냈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비대위원장은 “복지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국가 지원 강화를 약속했지만, 비상진료체계를 위한 재정조차 마련하기 어렵다”며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계획이 있는지, 필요한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또 “전공의들의 7대 요구조건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정책에 반영됐다는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 일자 결정에 있어서 전공의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전공의와 학생들의 의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