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매월 1~2회 ‘꿀팁 공유회’
본인만의 노하우와 생활 팁 전수
직원 소통의 장으로 활용돼 인기
“자유롭고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난 누구, 여긴 어디〉 일하는 곳은 달라도 누구나 겪어봤고 들어봤던 당신과 동료들의 이야기. 현재를 살아가는 기업인,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을 다룹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항공권은 거리에 따라서도 발권 전략이 다른 거 아세요? 일본은 여행사의 ‘땡처리’ 티켓을 노리는 게 유리할 수 있어요.”
“메이크업은 정말 한 끗 차이에요. 예를 들어 베이스 단계에서는 ‘프라이머’를 활용해 피부톤을 매끄럽게 해보세요. ○○ 썬크림과 ○○ 프라이머, 그리고 ○○ 톤업크림 조합이 특히 좋아요.”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는 한 달에 한두 번 특별한 모임이 열린다. 적게는 50명부터 많게는 200명까지 소속 계열사도 제각각인 임직원이 그것도 퇴근을 해야 할 저녁 시간에 모이는 이유는 ‘생활의 고수’ 동료로부터 ‘꿀팁’을 얻기 위해서다.
엑셀 잘 다루는 법 같이 업무 효율을 높일 노하우를 나누기도 하지만 대부분 업무와는 연관이 없다. 역대 모임만 봐도 항공권을 싸게 살 수 있는 팁, 메이크업 초보 탈출처럼 구미가 당길 법한 주제가 다수다. 팍팍한 직장 생활에서 삶의 지혜를 나누며 소통하는 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1~2회씩 꿀팁 공유회를 시행하고 있다. 특정 분야의 고수인 이른바 ‘꿀강사’가 다른 임직원에게 자신만의 팁을 전수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8일 오후 ‘여행 스페인어’를 주제로 열린 11번째 꿀팁 공유회에도 임직원 50여명이 모였다.
이날 하루 강사가 돼 동료들 앞에 선 정주원 HD한국조선해양 L&D(학습개발)팀 선임매니저는 환영한다는 뜻의 ‘비엔베니도스(Bienvenidos)’를 시작으로 스페인을 여행할 때 꼭 필요한 스페인어 회화를 쉽고 재미있게 전했다. 참석자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메모하며 정 선임매니저가 가진 스페인어 팁을 탈탈 털어갔다는 후문이다.
HD현대는 꿀팁 공유회가 도입된 지 8개월여 만에 임직원 간 내부 소통의 장이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꿀팁 공유회의 가장 큰 특징은 강연 진행자가 외부 강사가 아닌 내부 임직원이라는 점이다. 이에 더 깊은 공감대 속에서 업무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정보, 소소한 생활 속 지혜까지 나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참석자는 회차마다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보통 반나절도 채 안 돼 마감되고 있다. HD현대의 ‘GRC라이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되는데 과장을 조금 보태 대학 시절 수강신청 같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실제 임직원 호응이 큰 주제에 대해선 모집 인원을 늘려 신청받거나 아예 추가 회차를 진행하고 때로는 라이브 방송을 병행하기도 한다.
주제도 다양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 제작법 ▷회사 툴 활용법 ▷카드 테크로 연간 7만 마일리지 쌓기 ▷대중 스피치 노하우 등 보통 일상생활과 연계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HD현대는 올해 초 설문조사를 통해 임직원이 가장 듣고 싶은 강연 주제를 발굴했고 이를 반영해 꿀팁 공유회를 준비하고 있다.
HD현대는 앞으로도 꿀팁 공유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구성원 간 자유로운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평적이고 유연한 사내 분위기를 조성해 HD현대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서로에 대한 존중’ 문화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꿀팁 공유회는 계열사 임직원이 업무뿐 아니라 여행, 메이크업, 재테크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면서 회사 간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자유롭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