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국의 한 신랑 신부가 결혼식날 8명의 누나와 누나의 남편으로부터 총 16만위안(약 3000만원) 상당의 '돈 목걸이'를 선물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훈훈한 결혼식의 이면에는 '누나들이 어릴 때부터 동생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남아 선호사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달 15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스옌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신랑의 누나와 매형들이 차례로 신혼부부의 목에 여러 장의 100위안 지폐로 만든 돈 목걸이를 걸어줬다.
관련 영상을 보면, 누나들은 신부에게, 매형들은 신랑에게 현금으로 장식한 돈목걸이를 목에 걸어주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부부는 감사의 표시로 식장에 온 하객들에게 절을 했다.
이 영상은 입소문을 타고 중국 본토에서 확산해 부러움을 샀다.
이 영상의 촬영자는 “돈목걸이는 그들의 목에 비해 너무 무거워요, 정말 부럽다”라고 말했다.
이날 신랑 신부가 이처럼 누나들에게 축하를 받은 것은 부모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날 결혼식 영상은 뜻밖의 논란을 일으켰다. ‘남아선호’ 사상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SCMP는 "누나들은 어릴 때부터 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동생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부모로부터 배웠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때 중국에서는 가족들이 딸 이름을 ‘남동생을 데려온다’라는 뜻인 자오디로 짓는 일이 흔했고, 아들이 태어나면 흔히 ‘조상을 공경한다’는 뜻의 야오조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년 간 특히 대도시에서는 남아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했지만 이러한 전통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여성들은 본토 소셜미디어에서 ‘동생 돕는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