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 651조, 2위 SK 213조
3위 LG 160조, 4위 현대차 149조
SK, 사업정리에도 하이닉스 견조 전망
LG, 2차전지 ‘캐즘’에 LG엔솔 성장 난항 예상
현대차, 수출호조·밸류업에 ‘다크호스’ 평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이혼 판결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그룹 시가총액 순위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는 SK그룹이 SK하이닉스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SK에 밀려 3위로 밀려난 LG그룹이 바짝 추격 중이며,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동차 그룹도 4위 자리에서 두 그룹을 파죽지세로 따라 붙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그룹 시가총액은 213조원으로 삼성그룹(651조원)에 이은 2위다. 3위는 LG그룹(160조원), 4위는 현대차그룹(149조원), 5위는 포스코(66조원) 순이다. SK그룹은 지난 2022년 이차전지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 LG그룹에 밀려 3위로 내려갔지만 지난 1월 2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LG그룹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와 가전·TV 수요 회복 지연 등 영향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시총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SK그룹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선전하면서 그룹사 순위가 엇갈렸다. SK하이닉스는 1년 전 80조원에서 올해 14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LG는 그룹 내 가장 시가총액이 큰 LG에너지솔루션은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에 따른 불황으로 같은 기간 137조원에서 78조원으로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사 시총 비중 가운데 66%, LG에너지솔루션은 50%가량 차지하는 핵심기업이다.
SK와 LG그룹 핵심기업을 둘러싼 업황 전망은 엇갈린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혜로 1년 만에 업황이 개선되면서 기존 최고 실적(2018년 20조8438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는 주력인 D램·낸드플래시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면서 7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그룹 전체로 보면, 기존 주력사업인 정유․통신․에너지 부문 실적이 견고했지만 반도체․화학․배터리 부문 실적 저하 폭이 더 크면서 지난해 2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20조원대 내년에는 30조원대 육박할 것이라 예상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최태원 SK회장이 이혼소송 2심에 따라 1조 4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 마련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변수는 생겼다. 대법원이 2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법리를 그대로 인정할 경우 막대한 현금 마련을 위해 지주사 및 계열사 지분 매각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주식담보대출과 비상장사(SK실트론) 지분 처분 등이 우선 검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그룹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재계 안팎의 중론이다.
LG그룹이 기대하는 반등카드인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도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더딘 가운데 유럽에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파트너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 계획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에 더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뒤따른다. 지난해 이차전지 종목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최종안이 발표되면서 상승재료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출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LG그룹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연초 131조원에서 5개월 사이 18조원 가량이 불었다. 기아와 현대차 시총은 각각 9조원, 6조원가량 늘어났다. 현대차와 기아는 완성차 수요 감소에도 지난달 북미 시장 등 해외 시장에서 무난한 실적을 거뒀다. 미국, 유럽, 중국 간 관세 전쟁으로 인해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4조9138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15조1269억원으로 창사 이래 역대급 실적과 비교 시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