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산 1인당 GNI…매매기준 연평균 환율 적용

지난해 1305.41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

환율이 관건된 1인당 국민총소득 4만달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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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환율이 2021년 수준을 기록했다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난해 이미 4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매매기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를 기록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 환산 국민소득이 하락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4724만8000원이다. 한은은 이를 지난해 매매기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환산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 환율이 1305.41원에 달했다. 이에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3만6194달러에 그쳤다.

매매기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98년 1398.88원 이후 처음이다. 달러 강세 현상으로 환율이 오르면서 1인당 GNI가 비교적 낮아진 것이다.

애초 우리나라 환율은 1200원대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매매기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2002년(1251.24원) 이후 2022년(1291.95원) 전까지 약 20년 동안 1200원 미만을 기록했다.

2021년(1144.42원) 수준으로 환율이 나타났다면 지난해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4만1286달러다. 이미 4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 환율이 1180원만 돼도 1인당 GNI는 4만달러를 넘어선다.

고환율은 달러 강세에 따른 전세계적 현상이지만, 우리나라가 최근 비교적 심하게 영향을 받고 있기도 하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95.0(2020년=100)을 기록했다. 아홉 번째로 통화가치가 저평가된 국가였다. 지난 2월 말엔 4번째로 낮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가별 1인당 GNI도 환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일본 1인당 GNI는 3만5793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역대 처음으로 우리나라보다 1인당 GNI가 낮았다. 일본은 실질실효환율지수가 제일 낮다. 지난 4월 말 기준 70에 불과하다. BIS가 조사하는 전세계 통화를 통틀어 엔화가 가장 저평가됐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4만달러 시대를 맞이하는 시점도 환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 시점에 대해 “예측이 어렵지만 환율만 안정된다면 수년 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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