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 신고가 속속 등장
매물 많지만 급매 아닌 거래도 이뤄져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서울 집값이 국지적으로 요동치기 시작하면서 저층에서도 신고가 소식이 들리고 있다. 연초보다 매물은 늘어났지만,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반등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서울시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 전용 138㎡는 지난 23일 2층이 3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직전 최고가 거래는 31억원으로 지난해 8월에 손바뀜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4차도 지난 2일 전용 117㎡ 3층이 57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 역시 신고가 거래인데 약 두 달 만에 3억원이 뛰었다.
성동구 성수동1가에 위치한 동아아파트도 전용 96㎡과 전용 52㎡도 각각 이달 3일과 지난달 30일 저층 매물이 신고가로 거래됐다. 전용 96㎡은 3층이 직전 거래(17억원)보다 9000만원 오른 17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전용 52㎡는 4층이 14억1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구 하왕십리동 텐즈힐1단지도 이달 9일에 전용 84C㎡ 2층이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 평형 직전 거래는 2020년 13억8000만원이다.
저층 매물이 신고가로 거래되는 와중에도 서울시 매물은 지속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매매 매물은 올초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초만해도 7만3929건 수준이었던 매매 매물은 이달 30일 기준 8만4425건으로 1만건 넘게 불어난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통상적으로 저층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조망보다 교육이 목적인 경우 매수하곤 한다”라며 “압구정 등은 재건축 이슈가 있어 저층과 고층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다른 지역구 저층 신고가는 의외”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물이 쌓이는 와중에도 급매 아닌 거래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연초보다는 매수세가 살아난 분위기인데 이 분위기가 반등까지 이어질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5월 넷째 주(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주 0.06%오르며 상승 폭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매매가격은 10주 연속 상승세인데 3월 셋째 주 0.01%로 시작해 상승 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성동구가 행당·옥수동 역세권 및 대단지 위주로 0.19% 오르며 지난주에 이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종로구(0.13%), 서초구(0.11%), 강남구(0.09%), 용산구(0.09%), 동작구(0.09%) 등의 상승률도 평균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