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알짜 단지도 시공사 찾기 난항

잠실우성4차 입찰에 DL만 단독 응찰

건설사 ‘선별 수주’로 수의계약 늘어

“콧대높던 강남 마저…우리 집 좀 지어주세요” 자취 감춘 경쟁입찰 [부동산360]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 단지 모습. [네이버지도 거리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경쟁 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사업지조차 시공사 1·2차 입찰경쟁이 무산되면서 결국 수의 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와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출혈 경쟁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오는 7월 6일 조합원 총회에서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할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현장 설명회에는 건설사 3개사가 참가했으나 DL이앤씨만 단독 응찰했다. DL이앤씨는 지난 17일 입찰보증금 400억원을 납부하는 동시에 입찰제안서를 조합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우성4차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앞서 세 차례에 걸쳐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유찰됐다. 지난해 말 기준 3.3㎡당 760만원이었던 공사비를 올해 810만원으로 올려 공고를 냈지만 경쟁 입찰에 실패했다.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오는 7월 총회에서 시공사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잠실우성4차 아파트는 1983년 9월 준공한 555가구 단지다. 지하철 9호선 삼전역이 있는 역세권이다. 지난해 9월 송파구청에서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예정 공사비는 3580억원이다. 최고 32층, 825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 안에 국공립 어린이집과 인근 잠실 유수지 공원으로 이어지는 공공 보행통로가 조성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도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조합이 지난달 진행한 2차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대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대우건설은 입찰보증금 150억원과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차 공고에서도 대우건설만 응찰해 경쟁입찰이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조합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정해 총회에서 확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지는 1983년 준공됐으며 940가구 규모다. 2020년 조합설립인가, 2022년 건축심의, 지난해 10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으면서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건축 시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14개 동, 1279가구(공공임대 145가구)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수인분당선 개포동역과 가깝고 개포초·양전초·개원중·경기여고 등과 인접해 있다.

마포구 마포1-10구역 재개발 조합도 최근 3.3㎡당 공사비를 1050만원까지 높여 재입찰에 나섰다. 작년 10월(3.3㎡당 930만원)보다 10%가량 높인 가격이다. 지난 2일 3차 현장 설명회에는 건설사 2개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만 단독으로 참여 확약서를 제출해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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