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성시 2개월 연속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1581가구 미분양…경기도 전체 미분양의 19%
적체 물량 많지만…이달 경기도 1만5742가구 공급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위험이 수도권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신규 공급이 줄줄이 예상돼 있어 수도권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경기 안성시가 HUG가 관리하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재지정됐다. 안성은 지난해 10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가 지난 3월 다시 포함됐다. 이어 지난달에도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하면서 2개월 연속 미분양관리지역에 지정됐다.
HUG는 미분양이 1000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대비 미분양 가구가 2%가 넘는 지역을 대상으로 심사한 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관리지역에 포함되면 HUG의 분양 보증 발급 전에 사전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신규 분양 잣대가 더 까다로워진다.
HUG가 관리하는 미분양관리지역은 모두 9곳이다. 수도권에서는 안성이 유일하다. 안성은 최근 3개월 미분양 가구가 50% 이상 늘어나고, 앞으로도 미분양 증가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관리지역에 재지정됐다. 안성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 1월 459가구까지 줄었지만, 최근 다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 3월 기준 안성의 미분양 규모는 1581가구다. 경기도 전체 미분양(8340가구)의 19%를 안성이 차지한다. 최근 청약을 진행한 단지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적체되고 있다. 지난 1월 청약을 진행한 안성시 죽산면 죽산리 ‘안성 하우스스토리 퍼스트시티’는 468가구 모집에 14건의 청약 신청이 들어와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다.
지방에선 대구 남구, 경북 포항시와 경주시, 울산 울주군, 강원 강릉시, 충북 음성군 등이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증가 추세다. 지난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건이다.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6%(5만2987건)가 지방, 18.4%(1만1977건)가 수도권이다. 경기도는 1월 6069가구, 2월 8095가구, 3월 8340가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상황이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적체된 물량이 많은데다 신규 공급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3만6235가구다. 전체의 51%가 수도권(1만8786가구)에 집중됐다. 경기(1만5742가구), 서울(2335가구), 인천(709가구) 순으로 공급 물량이 많다. 경기의 공급량은 전월과 비교해 1.8배 증가했다.
이처럼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상승하는 추세다. 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수도권의 ㎡당 분양가는 전월 대비 2.76% 오른 777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58만8000원) 대비로는 18% 올랐다. 전국 아파트 ㎡당 분양가는 563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480만5000원) 대비 17.2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