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회견 후 참모진에도 “소통 많이하자”
용산, 채상병·김여사 특검법 “전향적 보여”
반색한 여권 VS 실망감 드러낸 야권
[헤럴드경제=서정은·김진 기자] 지난 9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대통령실은 “진솔하고 성실했다”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잘 해소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반대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모습을 드러냈다고 봤다.
한편 회견에 대한 여야간 입장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을 높게 산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며 실망섞인 목소리를 냈다.
소통 자신감 얻은 尹, 회견 후에도 “민생 챙기자” 당부
윤 대통령의 지난 회견에 대해 대통령실은 “전향적인 입장이 나왔다”고 했다.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그간 국민들에게 비춰진 ‘불통’ 이미지를 어느정도는 불식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20개 질문에 대해 약 73분간 질답을 가졌다. 22분 진행된 모두발언까지 고려하면 장장 95분의 회견이었다. 윤 대통령은 사회자가 시간이 다됐다고 하자 “한 두분만 더하자”며 추가로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전에 약 50개 안팎 질문을 준비했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시간도 길게 쓰고, 질문도 많이 받아 다 입장을 밝힌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견에서 민생지원금, 비선 논란, 당정관계 재정립, 제2부속실 설치 등에 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윤 대통령이 사과표명을 한 것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했다. 지난 KBS 대담보다 한 발 더 나갔다는 설명이다.
채상병 특검법에는 “수사가 미진하면 내가 먼저 요구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전향적으로 입장을 드러냈다고 봤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덤덤하고 진솔하게 입장을 전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제 회견이 끝난 뒤 다음번에는 참석하지 못한 기자들도 올 수 있게 하자는 얘기도 오갔다”며 “앞으로도 다양하게 소통할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견 분위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만큼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회견 후 윤 대통령이 민생을 많이 챙기고 소통을 많이하자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국힘 “좋은 사인…당으로서도 방향 논의” VS 민주당 “여권서도 갑갑하다 평해”
윤 대통령의 회견에 따른 여야 반응도 엇갈렸다. 여당은 대통령실과 마찬가지로 허심탄회하고 진실된 회견이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통이랄까, 국정 운영방식 대한 언론과 국민들의 비판이 있었는데 나름대로 잘 수용하시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며 “기자들 질문을 끊지 않고 성실히 답변하는 것을 보고 좋은 사인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다만 황 위원장은 회견에 대해 객관적인 점수를 매기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당으로서 대통령이 이렇게 해야한다는 논의를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후한 평가를 한 여당과 달리 야당은 실망스럽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채 상병과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는 모두 거부한 점이 두드러졌다”며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갑갑하고 답답했다 이렇게 혹평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 ‘수사 미진시’라는 조건부 수용 가능성을 연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시간벌기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야당의 비판에 대해 “아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