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하루 전, 출마 선언 전무…‘이철규 추대론’도

“용산과 소통 적임자” vs “보궐선거·총선 참패 책임자”

‘이철규 추대’ 논란에 미뤄졌지만…與 원내대표, 아무도 나서지 않는 이유[이런정치]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영입인재 낙천자들과 조찬모임을 하기 위해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왼쪽은 조정훈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사흘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의 대세론이 거세다. 이 의원이 단독 출마로 추대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 책임론’을 제기하며 대세론을 경계하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도 총선 참패에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다. 특히 이번 총선 결과로 확인된 정권 심판론에 ‘찐윤’(진짜 친윤)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 의원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4선 김도읍 의원에 이어 3선 김성원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도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 의원 추대설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중진 의원들이 여당 원내대표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이 의원이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과 경선하게 되면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계뿐 아니라 대통령실과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칠까 우려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3선의 송석준 의원은 기자들에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다양하게 많은 국민과 동료 의원들과 숙의 중”이라며 “뭐라고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의원은 사실상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공식화하고 있다.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여소야대 형국인 22대 국회 상황을 우려하면서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많은 분께서 극심한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과 우리 당의 모습에 우려하는 말씀들을 해줬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국민만 바라보며 꿋꿋이 나아가면 민심의 힘이 균형추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이번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이 의원은 보궐선거 당시에는 사무총장을, 총선에서는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정권 심판론’이 작동해 선거에서 지고도 친윤 핵심 정치인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해 당내에서 우려감이 큰 것이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페이스북에 “자숙도 모자랄 판에 무슨 낯으로 원내대표설인가”라며 “그렇게 민심을 읽지 못하고, 몰염치하니 총선에 대패한 것이다. 머리 박고 눈치나 보는 소위 중진 의원님들, 눈치 보면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비겁한 정치 이제 그만하자”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패장(敗將)이 나와서 원내대표 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며 “무슨 낯으로 설치고 다니냐. 자중하거라”고 이 의원을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