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인 자격 인정안돼…소속 의대가 증원처분 대상도 아냐”
의대 교수·의대생·수험생 등 이어…6건 중 4건 각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각하됐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제기된 집행정지 6건 중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의대생·수험생들에 이어 4건 째 각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15일 박단 위원장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천명 증원·배분 결정에 대해 제기한 집행정지를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대학의 전공의인 신청인(박 위원장)이 처분의 상대방이라고 볼 수 없어 신청인 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신청인이 주장하는 ‘양질의 전문적인 수련을 받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을 제한할 권리·이익’이 구체적인 법률 상 이익이라고 볼수 없다”며 “의대 증원으로 의학교육을 받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신청인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대학의 교육 여건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특히 박단 위원장이 속한 연세대 의대는 증원된 입학 정원을 배정 받지 못한 대학인 만큼 정부의 처분이 박단 위원장의 전공의 지위에 직접적 법률상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박단 위원장 측은 “지방 의대에 교육 상 과부하가 걸리면 곧바로 전공의·수련의를 수용할 수 없어 서울 소재 대학으로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쇄반응이 일어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제기된 집행정지 신청 6건 중 4건이 신청인 자격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원의 각하 판단을 받았다.
법원은 지난 2일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한 것을 시작으로 전공의·의대생·수험생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 등을 잇따라 각하했다.
증원 처분의 직접적인 상대방은 의과대학을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기 때문에 전공의나 의대생인 신청인들은 ‘제3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 취지다.
부산의대 측 196명이 신청한 집행정지와 전국 40개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만3000여명이 제기한 집행정지 2건은 현재 행정법원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