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대상 투쟁선언
현대차, 15일 앨라배마 상공회의소서 복지안 발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직원들에게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고, 그 과제 중 하나가 보육 문제였습니다.” (레지 윌리엄스 HMMA 인사담당 수석)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투쟁 대상 중 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MA)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공장 소속 근로자들에게 월 최대 150달러의 교육보조금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윌리엄스 HMMA 인사담당 수석은 이날 현지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원들이 부담하는 월 보육비용의 최대 25%선으로, 한도총액 1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라면서 “지난 2023년 중반부터 직원들에게 줄 복지 정책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이같은 내용을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수석은 “직원들을 위한 탁아소(어린이집) 등 보육센터 건설 가능성도 타진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직원들에게 유연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긴 어렵다는 중론이 모였다”면서 “여러가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는 UAW의 투쟁 전선 확대 바람이 거세게 일자 완성차업계는 복지프로그램을 내세운 ‘회유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현대차도 보육정책 이전에 이미 미국 생산직 임금을 4년간 25%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UAW는 노조가 없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UAW 가입을 독려하는 ‘스탠드업(Standup)’ 캠페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소속 노동자들에게는 UAW 홍보수단으로 현대차 공장 내 낮은 임금과 복지혜택을 언급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이다. 앨라배마주 공장 노동자 약 30%가 UAW 가입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복지정책은 노조 가입을 고려하는 직원들에 대한 회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윌리엄스 수석은 “UAW가 공장 내에서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우리는 팀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을 좋아하고, 직원들의 메시지를 반영할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UAW가 앞서 투쟁전선 확대의 대상으로 삼은 사업장은 현대차 외에도 토요타·혼다·테슬라·니싼·BMW·메르세데스-벤츠·스바루·폭스바겐·마쯔다·리비안·루시드·볼보가 있다. UAW는 노조 조직화에 2026년까지 총 4000만 달러의 자금을 쏟아붓는다.
이에 현지 지방 정부도 완성차업계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엘렌 멕네어 앨라배마주 상무부 장관은 “다른 사업체에서도 현대차의 선례를 따라 복지 계획과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