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K-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매출 ‘2조 클럽’에 가입한 하이브의 주가가 호재에도 불구하고 27일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음반과 음원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호재보다 투심에 더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6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21% 하락한 20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 종가(21만7500원) 대비 2.53% 하락한 21만2000원에 장을 시작한 하이브 주가는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며 현재 주가 수준까지 빠르게 내려 앉았다.
투자자들은 ‘과거’의 실적보다 ‘미래’의 실적에 좀 더 주목한 모양새다.
전날 하이브는 작년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조1781억원, 영업이익 295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매출 2조2376억원, 영업이익 3041억원의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시킨 수치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가 연간 매출 2조원 벽을 넘어선 것은 하이브가 처음이다. 연평균성장률(CAGR)도 지난 3개년도 기준 매출 31.7%, 영업이익 24.7%에 이른다.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 아티스트들이 활약한 것과 함께 해외 레이블을 인수한 것이 지난해 호실적에 크게 일조했다. 지난 2021년 인수한 이타카홀딩스의 빅머신레이블그룹과 QC미디어홀딩스가 지난해 1502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는 하이브 국내 레이블이 해외에서 낸 1071억원의 매출과 하이브 국내 레이블의 국내 매출인 40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이날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해 앨범 성장 둔화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10%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실적 전망은 그대로이나, 앨범 성장 둔화에 따른 산업의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목표 P/E(주가수익비율)를 13% 하향한다”면서 이에 따라 목표주가도 34만5000원에서 31만5000원으로 내렸다.
그는 하이브의 음반과 음원 매출이 지난해 4분기 2760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28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분기 음반·음원 매출은 1840억원이었다.
다만 이 연구원은 “7∼8월 올림픽으로 2분기에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이 집중되면서 1분기는 약 100억원, 2분기는 사상 최대인 약 11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6월 BTS 진의 제대 및 미국 걸그룹 데뷔로 실적과 모멘텀이 점증할 것이며, 주가 역시 이런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자 의견 ‘매수’, 업종 내 최선호주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