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트럭 두 달 판매량 1만2500여대

수송용 LPG 소비량 반등 기회 생겨

현대차·기아 ‘트럭’은 SK가스·E1의 새 먹거리 될까? [세모금]
현대차 포터 LPG.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액화석유가스(LPG) 트럭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차 포터 LPG(7721대), 기아 봉고 LPG(4871대)의 2달간 총판매량은 무려 1만2592대입니다. 1주일에 1500대 이상 팔린 것이죠

지난달만 살펴봤을 때 포터 LPG(4923대), 봉고 LPG(3055대) 총판매량은 7978대입니다. 지난해 12월(4614대) 대비 72.9% 증가했습니다. 탈탄소 트렌드에 맞춰 택배 용도 경유차의 신규 등록을 막는 제도가 LPG 트럭 판매량 상승에 이바지한 것이죠. LPG 트럭 흥행에 미소를 짓는 곳이 있으니 바로 LPG 유통업체인 SK가스, E1입니다.

트럭 활약에 한숨 돌린 SK가스·E1

현대차·기아 ‘트럭’은 SK가스·E1의 새 먹거리 될까? [세모금]
SK가스 광교충전소. [SK가스 제공]

SK가스, E1는 오랫동안 수송용 LPG 소비량 감소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전기차 성장으로 수송용 LPG 소비량이 주춤하는 현상이 길어지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죠.

설상가상으로 수송용 LPG가 부진할 때 효자 노릇을 했던 석유화학용 LPG 소비량마저 최근 줄어들고 있습니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이 주춤하면서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범용 제품 생산량을 감축한 데 따른 영향이죠. 지난해 화학제품용 LPG 소비량은 6438만배럴로 전년(6872만배럴) 대비 6.3% 줄어들었습니다. 시황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화학제품용 LPG 소비량이 이른 시일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점도 LPG 업체들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LNG, LPG는 서로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 연료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연료 수요는 늘어나게 됩니다. 2022년 SK가스, E1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약 4배, 50배 상승한 것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LNG 수급에 차질이 발생, LPG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죠.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LPG 트럭 판매량 호조는 SK가스, E1에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입니다. LPG 트럭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수송용 LPG 소비량이 반등할 기회가 생긴 것이죠. 업계 관계자는 “선박 등 기존에 LPG 소비량이 적었던 산업군에 LPG 수요를 늘리기 위해 업체들은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수송용 LPG 소비량에 따라 업체들의 실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대차·기아 ‘트럭’은 SK가스·E1의 새 먹거리 될까? [세모금]
E1 LPG 충전소 전경. [E1 제공]

“LPG트럭 출고 속도가 LPG 소비량에 직결”

현대차·기아 ‘트럭’은 SK가스·E1의 새 먹거리 될까? [세모금]
윤병석(왼쪽) SK가스 사장 등이 LPG 트럭 전환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K가스 제공]

SK가스, E1은 LPG 트럭 판매량을 더욱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SK가스가 특히 적극적입니다. SK가스는 지난해 10월 택배업계와 ‘친환경 LPG 1t 트럭 물류 생태계 공동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택배업계에서 사용되는 경유 트럭을 LPG 트럭으로 전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죠.

그렇다고 당장 LPG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된 LPG 트럭이 속속 출고돼야 LPG 수요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실제 LPG 트럭이 막 출시된 지난해 12월 수송용 LPG 소비량은 210만6000배럴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228만2000배럴)과 비교했을 때 7.7% 감소했습니다.

현대차·기아 ‘트럭’은 SK가스·E1의 새 먹거리 될까? [세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