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면역력·피부·뇌 기능에 관여
하루 100㎎ 권장…1000㎎ 넘지 말아야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평소 인스턴트 음식이나 배달음식을 자주 먹는다면 비타민C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특별한 이유 없이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고, 감기에 자주 걸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비타민C 부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수정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 항산화 작용, 면역기능 및 철분 흡수 향상의 역할을 하므로 섭취가 부족할 경우 해당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타민C 결핍 시에는 콜라겐 생성이 줄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수정 교수는 “피부가 건조해지고, 혈관벽이 약해져 쉽게 멍이 들거나 가벼운 자극에도 잇몸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콜라겐은 피부, 연골, 인대, 혈관벽 등 신체조직의 구성요소다. 실제 지난해 스위스 로잔대학교 연구진은 적당한 비타민C 섭취가 피부 건강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 실험 결과는 국제학술지 ‘점막 면역(Mucosal Immunology)’에 실렸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비타민C가 우리 몸에서 생각보다 꽤 많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가장 잘 알려진 건 면역 기능이다. 그동안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C는 면역 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염증을 줄이고 보호한다.
또 2021년 영양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소개된 체코 카를로바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C는 L-카르니틴 생성을 돕는 등 에너지와 단백질 대사에 관여한다. L-카르니틴은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뇌, 심장, 근육에서 지방이 에너지로 전환되도록 도와 신체활동 능력을 향상시킨다.
비타민C는 철분의 흡수도 돕는다. 2022년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ACS오메가’에 소개된 튀르키예 이스탄불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철분만 섭취할 때와 비타민C를 함께 보충했을 때 철분 수치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임산부처럼 철분이 중요한 상황에서는 비타민C를 철분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정신적 활력과 관련된 국내 연구진의 실험도 2022년 국제학술지 ‘유럽영양저널’에 실린 바 있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은 논문에서 “비타민C가 뇌에서 뉴런(신경세포)을 보호하고 정신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기능이 있다고 해서 비타민C를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성인의 비타민C 하루 권장 섭취량은 100㎎, 그리고 상한 섭취량은 2000㎎이다. 권장 섭취량에 비해 상한 섭취량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비타민C를 하루 1000㎎ 이상 먹는다면 개인에 따라 설사, 위장장애,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비타민C는 영양제보다 식품을 통해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