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1월 시계열 자료 보니
서울 0.45%·경기 0.29% 올라
매매시장 침체·전세가율 높아져
[헤럴드경제=박일한 선임기자] 새해 들어서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매시장이 침체를 겪는 중이지만 전세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움직이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29일 내놓은 1월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월 평균 0.45% 올랐다. 전월 상승폭(0.47%)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8월(0.04%)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계속 오르는 중이다.
서울에서도 강북구(1.07%), 양천구(1%). 서대문구(0.92%), 동작구(0.84%), 성북구(0.73%) 등 주거단지가 밀집해 있는 지역 전세가 많이 뛰었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경기도 아파트 전세값은 이달 0.29% 올랐다. 역시 지난 8월 이후 6개월 연속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다.
수원시 영통구(2.43%), 양주시(1.15%), 고양시 덕양구(1.09%, 수원시 팔달구(1.07%), 구리시(0.71%) 등의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 같다. 이달 서울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04.4로 전달(102.5) 보다 높아졌다. 이 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 보다 높을수록 ‘상승’을 전망하는 사람들이 ‘하락’을 예상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경기, 인천을 모두 포함한 수도권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이달 101.1을 기록해 전월(98.2)보다 2.9포인트 오르면서 100 이상으로 뛰었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는 이어지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9% 하락해 전월(-0.11%) 보다 낙폭이 커졌다. 경기도 아파트값도 0.13% 떨어져, 전월(-0.05%) 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에서는 도봉구(-0.43%), 중랑구(-0.42%), 강북구(-0.40%)가, 경기도에선 동두천시(-0.75%), 성남시 중원구(-0.55%), 안성시(-0.40%) 등의 아파트값이 평균 이상 떨어졌다.
매매가격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수도권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84.7로 전월(80.9) 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00 밑이다.
전셋값이 뛰는 데 매매값이 하락하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달 아파트 전세가율은 서울(52.2%), 경기(63,7%), 인천(64.3%) 모두 전월보다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봄이사철을 앞두고 집값 하락 전망이 대세인 상황에서 전세를 찾는 수요가 더 많다고 보고 ‘매매 하락, 전세 상승’ 흐름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